중대재해처벌 법률자문, 준비하지 않으면 무엇이 문제되는가
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 작성일26-09-03본문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4년이 지났습니다. 초기에는 "과연 실제로 처벌될까"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지금은 판결이 쌓이면서 법원이 무엇을 보는지가 상당히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은 많은 기업이 준비해 둔 것과 다릅니다.
이 자료는 지금 시점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준비하지 않으면 실제로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변호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지금 어디까지 와 있나
적용 범위는 이미 확대가 끝났습니다. 2024년 1월 27일부터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모든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 현장까지 적용되고 있습니다. 유예 연장 논의는 계속되었으나 현재까지 별도의 유예 없이 법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판결도 축적되었습니다. 고용노동부·안전보건공단 집계 기준으로 2025년 9월까지 1심 이상 판결이 71건 선고되었습니다. 첫 실형은 2023년 12월 대법원에서 확정되었고, 이후 실형 선고 사례가 이어졌습니다.
가장 주목받은 사건은 일차전지 제조공장 화재로 23명이 사망한 사안입니다.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되었고, 항소심에서는 대표이사 징역 4년, 총괄본부장 징역 7년, 법인 벌금 8억원으로 조정되었습니다.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입니다.
다만 대법원 판례는 아직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하급심 판단이 쌓이고 있고, 2025년 1월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설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금 선고되는 판결 하나하나가 이후 사건의 유무죄와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형성기라는 뜻입니다.
준비하지 않으면 발생하는 문제
형사처벌의 무게가 다르다
중대산업재해로 종사자가 사망한 경우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하한이 정해진 징역형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부상이나 직업성 질병이 발생한 경우에도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됩니다. 법인에는 사망 사건의 경우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별도로 부과됩니다.
여기에 중대재해처벌법상 손해액의 5배 이내 징벌적 손해배상이 더해집니다. 형사처벌과 민사 배상, 법인 벌금이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서류만 갖춰두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위험성평가서를 만들어 뒀으니 됐다"는 인식입니다. 그런데 수사와 재판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패턴은 정반대입니다.
"위험성평가는 했는데, 사고가 난 지점이 그대로였다." 이 경우 감독기관과 법원은 이를 단순 과실이 아니라 관리 실패 또는 방치로 판단합니다. 위험을 인식하고 문서로 남겨두기까지 했으면서 개선하지 않았다는 것이 오히려 고의에 가까운 방치를 입증하는 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판결에서도 사고 전에 외부 기관이 특정 설비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지적했음에도 개선되지 않았고 바로 그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한 사안에서, 이를 가중적 양형 요소로 삼아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있습니다.
유족과 합의해도 실형이 나올 수 있다
형사사건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는 일반적으로 강력한 감경 사유입니다. 중대재해 사건에서도 피해 회복과 유족과의 합의는 항소심에서 주요 감경 사유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의무이행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은 경영책임자에게는 유족과 합의하고 시정조치를 완료했더라도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있습니다. 합의는 이미 사고가 난 뒤의 사후 조치일 뿐이고, 사고 이전에 무엇을 했는지가 유무죄와 양형의 중심이라는 뜻입니다.
CSO를 선임해도 대표이사 책임이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임원(CSO)을 두면 대표이사가 책임에서 벗어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러나 하급심의 판단 기준은 "안전보건에 관한 권한이 형식과 실질 모두 이전되었는가"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직함만 만들어 두고 예산 집행권과 인사권, 최종 의사결정권이 여전히 대표이사에게 있다면 경영책임자는 대표이사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질적 권한이 이전되었다면 CSO가 경영책임자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형식적인 직함 부여는 책임 회피 수단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권한 없는 임원에게 형사책임을 지우려 했다는 인상만 남길 수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기록이 가중처벌 근거가 된다
2026년 6월 1일 시행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으로 위험성평가 미실시에 대한 과태료가 신설되었습니다. 과태료 본격 부과는 50인 이상 사업장 기준 2027년 1월 1일부터지만, 그 전에도 불시 감독에서 운영 미비가 적발되면 시정조치가 내려집니다.
문제는 이 기록이 이후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가중처벌의 근거로 활용된다는 점입니다. 과태료가 유예되었다고 해서 운영이 유예된 것이 아닙니다. 지금 남는 시정조치 기록이 나중에 "지적받고도 고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됩니다.
또한 2026년 8월 1일부터 상시 근로자 500인 이상 법인은 안전보건 현황을 공시해야 하며, 미이행 시 과태료 대상입니다. 공시 내용은 반대로 회사가 안전에 얼마나 투자했는지를 입증하는 자료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은 사명과 업종, 규모, 사고 원인이 공개됩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기업 평판과 직결되고, 공공 입찰과 거래 관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사고 한 건이 회사의 대외 신뢰 전반을 흔드는 구조입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위험성평가를 말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핵심 질문은 "위험성평가서가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위험을 찾아 어떻게 줄였는지 설명할 수 있는가"입니다. 정부가 핵심 관리 대상으로 명시한 추락, 끼임, 부딪힘 세 가지 유형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이들은 원인과 위험 요인이 반복적으로 확인된 사고이기 때문에, 대비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근로자 참여 절차를 거쳤는지, 결과를 근로자에게 공유했는지도 별도의 의무입니다. 서류만 만들고 현장과 공유하지 않았다면 절차 위반이 됩니다.
기록의 보존 기간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상 위험성평가 자료의 보존 기간은 3년입니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상 조치 이행 서면 요건이 적용되는 사업장은 5년 보존이 요구됩니다. 3년 기준으로 폐기했다가 정작 필요한 시점에 이행 사실을 입증할 자료가 없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재발방지대책이 절차로 작동해야 한다
사고나 아차사고가 발생했을 때 재발방지대책이 자동으로 수립·이행·점검되는 체계가 있어야 합니다. 같은 유형의 사고가 두 번 발생하면 수사의 초점은 사고 원인 자체가 아니라 조직의 관리 구조로 옮겨갑니다. 이 시점부터는 개별 사고의 과실이 아니라 시스템의 부재가 쟁점이 됩니다.
도급·용역 관계를 점검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도급, 용역, 위탁 관계에서도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 원청의 의무를 인정합니다. 하청 근로자의 사고가 원청 경영책임자의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계약 구조뿐 아니라 실제 현장의 지휘·통제 관계를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안전보건 확보 의무에는 필요한 예산 편성과 집행, 인력 배치가 포함됩니다. 체계는 만들었는데 예산이 없어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 자체가 의무 위반의 증거가 됩니다. 500인 이상 사업장은 전담 조직 설치 의무도 확인해야 합니다.
사고가 발생했다면
중대재해 사건의 초기 며칠은 이후 전체 절차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수사는 통상 근로감독관과 경찰이 동시에 진행하며, 사업장 현장 확인과 관련 문서 확보가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안전보건 관련 문서, 회의록, 이메일, 결재 서류가 모두 대상입니다. 이 시점에 급하게 서류를 보완하거나 정리하려는 시도는 증거인멸로 평가되어 상황을 결정적으로 악화시킵니다.
경영책임자와 현장 관리자의 초기 진술도 중요합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상상적 경합 관계로 함께 문제되는데, 각 죄의 구성요건이 달라 하나의 진술이 여러 혐의에 동시에 영향을 미칩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진술은 이후 방어를 어렵게 만듭니다.
유족에 대한 대응은 인간적 예의의 문제인 동시에 법적 절차이기도 합니다. 진정성 있는 대응이 필요하되, 책임 인정의 범위와 표현에 관하여는 신중해야 합니다.
변호사의 역할
중대재해 분야에서 변호사의 역할은 사고 이후의 변론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고 이전의 역할이 결과를 더 크게 좌우합니다.
사고 이전에는 안전보건관리체계가 법이 요구하는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법적 기준으로 진단합니다. 안전 전문가의 기술적 점검과 변호사의 법적 점검은 초점이 다릅니다. 변호사는 "이 서류가 나중에 법정에서 의무 이행의 증거로 기능할 수 있는가"를 기준으로 봅니다. 어떤 문서를 어떤 형식으로 남겨야 하는지, 결재 라인과 보고 체계를 어떻게 설계해야 권한과 책임이 명확해지는지, CSO 선임 시 권한 이전을 어떻게 문서화해야 실질을 인정받는지가 그 대상입니다.
사고 발생 직후에는 초기 대응을 설계합니다. 수사기관의 자료 확보 절차에 참여하고, 확보 범위의 적정성을 확인하며, 진술 전에 사실관계를 정리합니다. 무엇을 언제 어떻게 말할 것인지, 임직원별 진술의 정합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를 조율합니다.
수사와 재판 단계에서는 세 가지 축으로 다툽니다. 첫째, 경영책임자가 누구인지의 문제입니다. 안전보건 권한의 실질적 이전 여부는 판례상 핵심 쟁점입니다. 둘째,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이 있었는지입니다. 항소심에서 경영방침 설정이나 평가기준 마련 의무에 대해 일부 이행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무죄 판단이 내려진 사례도 있습니다. 셋째, 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입니다.
양형 단계에서는 사고 이전의 안전 투자와 개선 노력, 사고 후의 시정조치와 재발방지대책, 피해 회복과 유족과의 합의를 정리해 제출합니다. 다만 앞서 본 대로 사전 노력이 전무한 상태에서는 사후 조치만으로 실형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사전 단계의 자료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지가 결국 양형을 좌우합니다.
민사와 행정 절차도 병행됩니다.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유족 급여와 손해배상의 관계, 작업중지명령과 그 해제, 과징금과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에 대한 대응이 형사절차와 동시에 진행됩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중대재해처벌법은 사고가 난 뒤에 잘 대응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법원이 보는 것은 사고 이전에 무엇을 했는가이고, 그 자료는 사고가 난 뒤에 만들 수 없습니다.
법률사무소 정로는 기업법무·노동·형사변호 역량을 바탕으로 안전보건관리체계의 법적 진단, 권한 이전과 문서화 구조 설계, 중대재해 발생 시 초기 대응과 수사 단계 변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병합 사건 대응, 행정처분과 민사 배상 대응을 지원합니다.
본 자료는 2026년 9월 기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인용된 판결은 상고심이 진행 중인 사건을 포함하며 대법원 판례가 형성되는 과정에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건에 관하여는 변호사의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관련 자료 더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