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칼럼
소멸시효가 지난 공사대금을 청구받았습니다
정말 소멸시효가 지난 것인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핵심 사항
공사대금 채권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민법이 도급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을 3년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행위로 인한 채권의 시효가 5년이지만, 더 짧은 규정이 있으면 그쪽이 우선하므로 공사대금은 3년입니다.
그런데 시효가 지났다고 해서 채권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두 가지를 반드시 아셔야 합니다.
첫째, 법원은 시효를 알아서 판단해 주지 않습니다. 당사자가 주장해야 합니다. 그래서 지급명령이나 소장을 받고 대응하지 않으면 시효가 완성된 채권으로도 그대로 결정이나 판결이 나오고, 그것이 확정되면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납니다. 3년이 지나 소멸했을 채권이 앞으로 10년 동안 살아 있는 채권이 되는 것입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치명적인 실수가 여기에서 나옵니다.
둘째, 대응하는 과정의 말과 행동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종전에는 시효가 완성된 뒤에 채무를 승인하면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하는 법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2025년 7월 24일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 추정 법리를 폐기하였습니다(2023다240299). 이제는 채권자가 채무자가 시효완성 사실을 알면서 포기할 의사로 승인하였다는 점을 증명해야 합니다.
다만 안심하실 일은 아닙니다. 묵시적인 포기가 인정될 여지는 그대로 남아 있고, 법원은 변제의 동기와 경위, 자발성, 일부 변제한 금액과 채무액의 차이, 시효가 지난 정도, 변제 전후의 언동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즉 부담이 채권자에게 옮겨졌을 뿐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청구하는 쪽이 시공사인지 시행사인지, 원사업자인지 하수급인지에 따라 채권의 성질이 달라질 수 있으나, 아래 확인 순서는 공통입니다.
확인 1. 채권의 성질
먼저 청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봅니다. 순수한 공사대금인지, 추가 공사에 관한 대금인지, 정산 합의에 따른 약정금인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시효가 달라집니다. 공사대금이라는 이름으로 청구하더라도 실질이 별도의 약정에 기한 채권이라면 다른 기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확인 2. 기산점
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합니다. 공사대금이라면 통상 준공일이나 약정한 지급일이 기준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성별로 나누어 본다는 점입니다. 여러 차례에 걸쳐 기성을 청구하기로 한 공사라면 각 기성의 지급일마다 따로 시효가 진행되므로, 앞부분은 시효가 완성되었고 뒷부분은 남아 있는 상태가 흔합니다.
확인 3. 재판상 청구가 있었는지
과거에 소송이나 지급명령, 이행권고 절차가 있었다면 그때 시효가 중단되었을 수 있습니다. 소를 냈다가 취하한 경우처럼 중단의 효력이 유지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기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확인 4. 압류나 가압류, 가처분이 있었는지
부동산이나 채권에 대한 보전처분이 있었다면 시효가 중단됩니다.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하면 부동산 가압류 이력이 드러납니다.
확인 5. 승인이 있었는지
가장 자주 문제되는 부분입니다. 일부를 갚은 일, 이자를 준 일, 채무를 확인하는 서면에 서명한 일, 담보를 제공한 일, 갚을 시기를 미뤄 달라고 요청한 일이 모두 승인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오래전 일이라도 기록이 남아 있으면 상대방이 이를 꺼냅니다.
확인 6. 최고만 있었던 경우
내용증명 등으로 청구하기만 한 경우에는 그로부터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나 압류 등이 이어져야 중단의 효력이 유지됩니다. 내용증명만 반복해서 보낸 경우라면 중단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확인 7. 이미 판결이나 결정이 있는 경우
확정판결이나 그와 같은 효력이 있는 결정으로 확정된 채권은 원래 단기시효였더라도 10년이 적용됩니다. 과거에 받은 지급명령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확인 8. 채권이 양도된 경우
채권이 다른 곳으로 넘어갔더라도 시효의 기산점과 경과는 원래 채권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양수인이 청구한다고 해서 시효가 새로 시작되지 않습니다.
확인 항목 정리
기한이 지났는데 공사대금청구소송을 당했다면
가장 먼저 문서의 성격과 기한을 확인합니다.
내용증명이라면 당장 법적 효력이 발생하지는 않으므로 시간을 두고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급명령이나 이행권고결정은 다릅니다.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를 신청하지 않으면 확정되고, 확정되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납니다. 소장이라면 정해진 기간 안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공사대금 소멸시효를 다투려는 분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것이 이 기한입니다.
시효 항변은 반드시 주장해야 합니다.
법원은 시효 완성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답변서나 준비서면에서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점을 명확히 주장하고, 기산점과 경과를 계산해서 제시해야 합니다. 여기에 상대방이 주장할 만한 중단 사유가 없다는 점까지 미리 정리해 두면 절차가 짧아집니다.
기산점 자료를 확보합니다.
준공검사조서나 인수인계 확인서, 세금계산서 발행일, 기성 지급 내역, 마지막 입금일이 핵심 자료입니다. 특히 마지막 입금일은 승인의 문제와도 연결되므로 계좌 거래내역을 기간 전체에 걸쳐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꺼낼 중단 사유를 미리 점검합니다.
과거에 가압류가 있었는지, 소를 제기했다가 취하했는지, 채무 확인서에 서명한 적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회사의 경우 담당자가 바뀌면서 과거 문서를 파악하지 못한 채 대응하다가 뒤늦게 상대방이 확인서를 제출하여 상황이 뒤집히는 일이 있습니다.
대응 과정의 말과 행동을 관리합니다.
2025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채무자의 부담이 줄어든 것은 분명합니다. 이제 채권자가 포기의 의사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법원이 변제의 경위와 전후의 언동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이상, 위험한 행동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일부라도 송금하는 것, 조금 깎아 주면 정리하겠다고 말하는 것, 금액을 인정하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협상 자체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협상을 하실 것이라면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입장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서면에 남기고, 지급 의사가 아니라 분쟁 종결을 위한 제안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셔야 합니다. 이 부분은 문장 하나의 차이로 결과가 갈리므로 구두로 진행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효가 지나지 않은 부분이 섞여 있는지 봅니다.
기성별로 시효가 따로 진행되므로,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소멸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소멸한 부분은 시효로 다투고 남은 부분은 금액이나 하자를 다투는 방식으로 나누어 대응합니다.
반대채권을 정리합니다.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이나 지체상금 같은 반대채권이 있다면 상계를 검토합니다. 다만 상계를 주장하는 과정이 채무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으로 읽히지 않도록 주장의 순서를 잡아야 합니다. 시효 항변을 주위적으로, 상계를 예비적으로 두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청구하는 쪽이라면 방향이 반대입니다.
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중단 조치를 해 두어야 합니다. 가압류나 지급명령이 가장 확실하고, 상대방으로부터 채무를 확인하는 서면을 받아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내용증명만 반복해서 보내는 것은 6개월 요건 때문에 중단 효과가 유지되지 않으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받은 문서를 방치하는 것, 전화로 협상하는 것, 성의 표시로 소액을 송금하는 것,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서면에 서명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는 시효 이익 자체를 잃게 하고, 나머지 세 가지는 승인이나 포기로 평가될 위험을 만듭니다.
대응 단계별 정리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 유형에서 기성별로 기산점을 나누어 상당 부분에 대해 시효 항변이 받아들여진 사례, 확정을 앞둔 지급명령에 기한 내 이의를 제기하여 절차를 정식 재판으로 돌린 사례, 상대방이 제출한 채무 확인서의 작성 경위를 다툰 사례, 그리고 시효가 남은 부분에 대해 하자 관련 반대채권으로 정리한 사례를 맡아 왔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한입니다. 지급명령과 이행권고결정은 2주가 지나면 확정되고, 그 순간 3년짜리 채권이 10년짜리가 됩니다. 문서를 받으셨다면 상대방에게 연락하시기 전에 먼저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FAQ
Q. 3년이 지났으면 자동으로 없어지는 것 아닌가요?
A. 아닙니다. 시효 완성은 당사자가 주장해야 법원이 판단합니다. 대응하지 않으면 시효가 지난 채권으로도 판결이 나오고, 확정되면 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납니다.
Q. 지급명령을 받았는데 그냥 두면 어떻게 되나요?
A.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를 신청하지 않으면 확정됩니다. 확정되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겨 시효가 10년이 됩니다. 가장 피해야 할 상황입니다.
Q. 예전에 조금 갚은 적이 있는데 시효가 다시 시작되나요?
A. 시효 완성 전의 일부 변제는 승인으로 평가되어 시효가 중단되고 다시 진행됩니다. 계좌 내역을 기간 전체에 걸쳐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Q. 시효가 지난 뒤에 일부를 갚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종전에는 시효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대법원이 2025년 7월 24일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 추정 법리를 폐기하였습니다. 이제는 채권자가 포기 의사를 증명해야 합니다. 다만 묵시적 포기가 인정될 여지는 남아 있으므로 여전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Q. 협상을 해도 되나요?
A. 가능하나 반드시 서면으로, 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입장을 전제로 한다는 점을 명시하고 진행하셔야 합니다. 구두 협상과 성의 표시 명목의 소액 송금이 가장 위험합니다.
Q. 일부만 시효가 지난 것 같습니다.
A. 흔한 경우입니다. 기성별로 지급일마다 따로 시효가 진행되므로 소멸한 부분과 남은 부분을 나누어 대응합니다.
Q. 청구하는 입장인데 시효가 임박했습니다.
A. 가압류나 지급명령 같은 조치가 확실합니다. 내용증명만 보내는 경우에는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 등이 이어져야 중단 효력이 유지되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