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칼럼
사해행위취소소송 원고변호사 채무자가 재산을 빼도린 정황을 발견했다면 변호사상담부터
어떤 경우 원고가 취소할 수 있을까요?
판결까지 받아 두고 막상 집행하려니 채무자 명의로 남은 것이 없습니다. 등기부를 떼어 보니 몇 달 전에 배우자나 자녀, 또는 처음 보는 이름으로 소유권이 넘어가 있습니다.
이때 쓰는 것이 민법 제406조의 채권자취소권입니다.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가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고, 제407조에 따라 그 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을 가집니다.
그런데 이 권리에는 기한이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이내에 소를 제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행인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그 1년의 기산점이 생각보다 늦게 잡힌다는 점입니다.
대법원 2018. 4. 10. 선고 2016다272311 판결은 제척기간의 기산점인 취소원인을 안 날에 관하여,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를 알고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리고 사해행위의 객관적 사실을 알았다고 하여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추정할 수는 없으며,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점은 소송의 상대방이 증명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등기부를 본 날부터 곧바로 1년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더라도 서두르셔야 합니다. 이유는 기간 때문만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재산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고, 그 사람이 사정을 몰랐다면 회수 자체가 막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전처분을 해 두지 않은 상태에서 소만 제기하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재산이 그대로 빠져나갑니다.
네 가지가 갖추어져야 합니다.
첫째, 취소를 구하는 채권자에게 피보전채권이 있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금전채권이고, 그 채권이 사해행위보다 먼저 성립해 있어야 합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사해행위 당시에는 채권이 아직 성립하지 않았더라도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이미 발생해 있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성립하리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채무자의 행위가 사해행위여야 합니다. 즉 일반 채권자들의 공동담보를 감소시키는 행위여야 하고, 채무자가 무자력이거나 그 행위로 무자력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채무자에게 사해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넷째, 이익을 받은 수익자나 전득자가 악의여야 합니다. 다만 이 악의는 추정되므로, 몰랐다는 점은 수익자나 전득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유형입니다.
가족 사이의 증여,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의 매매, 명의신탁, 허위의 채무를 근거로 한 근저당권 설정, 그리고 채권추심이 예상되는 시기에 이루어진 처분입니다. 유일한 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는 사해의사가 사실상 추정됩니다.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다릅니다.
대법원 2000. 7. 28. 선고 2000다14101 판결은 이미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가 이혼하면서 배우자에게 재산분할로 재산을 양도해 결과적으로 공동담보가 감소하더라도, 그 재산분할이 민법 제839조의2 제2항의 취지에 따른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것이라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 취소될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초과 부분은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취소 범위는 그 초과 부분에 한정되고, 과대한 재산분할이라는 특별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채권자에게 있습니다.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대상이 됩니다.
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1797 판결은 상속재산의 분할협의가 그 성질상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이므로 사해행위취소권 행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그 분할 결과가 구체적 상속분에 상당하는 정도에 미달하는 과소한 것이라고 인정되지 않는 한 취소될 것은 아니고, 과소한 경우에도 취소되는 범위는 그 미달하는 부분에 한정됩니다.
상속포기는 대상이 아닙니다.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다29307 판결은 상속의 포기가 상속인으로서의 지위 자체를 소멸하게 하는 행위로서 순전한 재산법적 행위와 같이 볼 것이 아니고 인적 결단으로서의 성질을 가진다는 이유로, 민법 제406조 제1항이 정하는 재산권에 관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피고는 채무자가 아닙니다.
이 소송의 피고는 악의의 수익자 또는 전득자입니다. 채무자를 피고로 삼으면 각하됩니다. 이 점을 모르고 채무자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가 기간만 흘려보내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피고의 사해행위가 있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등기부부터 정확히 읽으십시오.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는 이전의 원인과 날짜, 그리고 거래가액이 적혀 있습니다. 증여인지 매매인지, 매매라면 얼마에 이루어졌는지가 첫 단서입니다. 그리고 그 날짜와 내 채권이 성립한 시점의 선후를 확인합니다.
여러 사람을 거쳐 넘어간 경우라면 각 단계를 모두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재산이 전득자에게 넘어간 사안에서 취소의 효과가 채권자와 전득자 사이에서만 발생한다고 보고 있으므로, 누구를 상대로 무엇을 구할 것인지가 달라집니다.
채무자에게 다른 재산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십시오.
무자력이 요건이므로 다른 재산이 남아 있으면 사해행위가 되지 않습니다. 집행권원이 있으시다면 재산명시를 신청하고, 그 결과에 따라 재산조회로 금융자산과 부동산, 자동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확인 없이 소를 제기하면 소송 도중에 무너집니다.
보전처분이 가장 급합니다.
실무에서 결과를 가장 크게 바꾸는 부분입니다. 소를 제기하기 전에 대상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을 해 두지 않으면, 소송이 진행되는 몇 달에서 1년 사이에 그 부동산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갑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선의라면 원물반환의 길이 막히고 가액배상으로 가야 하는데, 수익자에게 갚을 재산이 없으면 판결문만 남습니다.
가액배상으로 갈 사안이라면 수익자의 다른 재산에 가압류를 해 두어야 합니다. 상담을 서둘러 받으시라고 말씀드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은 소장을 쓰는 것보다 그 전에 무엇을 묶어 두느냐가 먼저입니다.
피보전채권의 성립 시기를 정리하십시오.
계약서, 차용증, 세금계산서, 거래명세서, 판결문이 자료가 됩니다. 사해행위보다 먼저 성립했음을 보이는 것이 원칙이고, 그렇지 않다면 앞서 말씀드린 예외 요건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합니다.
사해행위임을 보여 줄 자료를 모으십시오.
거래가액과 실제 시세의 차이를 보여 줄 시세 자료, 대금이 실제로 오갔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수익자가 그 돈을 마련할 능력이 있었는지,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그리고 처분 시점이 채권추심이 시작된 시점과 얼마나 가까운지입니다.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됩니다.
원고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몰랐다는 점은 수익자나 전득자가 증명해야 하고, 가족이나 오랜 지인 사이라면 그 항변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원물이냐 가액이냐를 정합니다.
원칙은 원물반환입니다. 다만 사해행위 후 저당권이 설정되었다가 말소된 경우, 전득자가 선의여서 원물을 되돌릴 수 없는 경우 등에는 가액배상으로 갑니다.
범위도 확인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다244928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공동소유인 부동산에서 채무자가 자신의 지분 범위에서 처분한 경우 원상회복도 그 지분 범위에서 인정되고, 제3자가 취득한 전체 지분에 대한 배상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제척기간을 기록으로 관리하십시오.
언제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를 남겨 두십시오. 등기부를 발급받은 날, 채무자의 다른 재산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날, 대금이 오가지 않았다는 정황을 알게 된 날입니다. 앞서 본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증명은 상대방의 몫이지만, 내 쪽에서도 기록이 있으면 다툼이 짧아집니다.
형사 절차를 함께 볼 수 있습니다.
형법 제327조는 강제집행을 면할 목적으로 재산을 은닉, 손괴, 허위양도하거나 허위의 채무를 부담하여 채권자를 해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 위험이 있는 상태, 즉 채권자가 이행청구의 소나 가압류, 가처분을 제기하거나 제기할 태세를 보인 경우를 전제로 하며, 채권자가 현실적으로 손해를 입을 것까지는 요구하지 않고 손해를 입을 위험성만 있으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형사 고소를 협상 수단으로 삼겠다는 접근은 권해 드리지 않습니다. 민사에서 얻을 것을 오히려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복된 재산은 모든 채권자의 것입니다.
민법 제407조에 따라 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습니다. 내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소송을 해도 회복된 재산은 공동담보가 되어 다른 채권자도 배당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다른 채권자가 얼마나 있는지, 배당 단계에서 실제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를 처음부터 계산에 넣으셔야 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채무자나 수익자에게 먼저 연락해 따지는 일입니다. 그 순간부터 재산이 다시 움직입니다.
둘째, 보전처분 없이 소만 제기하는 일입니다.
셋째, 아직 1년이 남았다고 미루는 일입니다. 기간보다 재산의 이동이 빠릅니다.
넷째, 채무자를 피고로 소를 제기하는 일입니다. 각하됩니다.
다섯째, 다른 재산을 확인하지 않고 소를 제기하는 일입니다. 무자력이 요건입니다.
단계별 진행 사항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 유형에서 등기 이전 시점과 채권 성립 시점을 정리해 피보전채권을 확정한 사례, 재산조회로 채무자의 무자력을 확인한 뒤 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해 둔 사례, 거래가액과 시세의 차이 및 대금 흐름의 부존재를 자료로 제시해 사해행위를 밝힌 사례, 이혼 재산분할과 상속재산 분할협의가 문제된 사안에서 취소 범위를 특정한 사례, 그리고 전득자가 있는 사건에서 상대방을 나누어 원물반환과 가액배상을 함께 구한 사례를 맡아 왔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소장을 쓰기 전에 확인할 것과 묶어 둘 것이 있고, 그 순서를 놓치면 이겨도 받지 못합니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와 채권 관련 서류를 가지고 오시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그 자리에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FAQ
Q. 등기부를 본 날부터 1년인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취소원인을 안 날에 관하여 단순히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사해행위의 존재와 채무자에게 사해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아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점은 상대방이 증명해야 합니다.
Q. 누구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나요?
A. 악의의 수익자 또는 전득자입니다. 채무자를 피고로 삼으면 각하되므로, 재산이 누구에게 넘어갔는지를 먼저 확정하셔야 합니다.
Q. 이혼하면서 배우자에게 넘긴 재산도 취소되나요?
A.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재산분할이라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고, 취소 범위도 그 초과 부분에 한정됩니다. 그리고 과대하다는 점의 증명책임은 채권자에게 있습니다.
Q. 상속 관련 처분은 어떤가요?
A.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여서 대상이 될 수 있으나 구체적 상속분에 미달하는 부분에 한정됩니다. 반면 상속포기는 인적 결단이라는 이유로 사해행위취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Q. 소송만 하면 되나요?
A. 보전처분이 먼저입니다. 처분금지가처분 없이 소만 제기하면 소송 중에 재산이 다시 넘어가고, 새 취득자가 선의라면 원물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Q. 수익자가 몰랐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수익자와 전득자의 악의는 추정되므로 몰랐다는 점은 그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다만 가족이나 오랜 지인 사이라면 그 항변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Q. 이기면 제가 다 받나요?
A. 민법 제407조에 따라 취소와 원상회복은 모든 채권자의 이익을 위하여 효력이 있습니다. 회복된 재산은 공동담보가 되므로 다른 채권자도 배당에 참여할 수 있고, 실제 회수액은 그 단계에서 정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