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 칼럼
중대재해 컴플라이언스 자문 변호사가 필요합니다
중대재해 컴플라이언스는 무엇을 갖추는 일인가요?
핵심 사항
컴플라이언스라는 말은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이 분야에서는 결과물이 매우 구체적입니다. 법원이 무엇을 보고 판단했는지를 보면 그 목록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2024년 12월 19일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에서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하면서 네 가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중대산업재해에 대비한 매뉴얼이 갖추어져 있었다는 점, 안전관리자가 매일 순회 점검을 실시하고 있었다는 점, 법 시행 이전부터 위험성평가 규정을 제정하여 운영해 왔고 사고가 난 공정에 대한 평가도 완료되어 있었다는 점, 작업표준이 문제된 방식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2025년 9월 23일 수원지방법원이 화성 일차전지 제조공장 화재 사건에서 지적한 것은 비상구와 비상통로를 안전하게 유지할 의무의 미이행, 유해·위험요인 점검의 미실시, 대비 매뉴얼의 미비였습니다. 같은 목록의 결손입니다.
즉 중대재해 컴플라이언스 자문이 만들어야 하는 것은 문서철이 아니라 이 목록입니다. 그리고 그 의무는 중대재해처벌법에만 있지 않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위험성평가를 별도로 요구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회사에는 대표이사가 안전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여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의무들이 서로 얽혀 있으므로 하나만 보아서는 정비가 되지 않습니다.
항목 1. 경영책임자의 확정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항목입니다. 안전보건 담당 임원을 두었는지가 아니라, 그에게 인사와 예산에 관한 실질적 권한이 부여되었는지가 문서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하급심의 판단이 갈리고 있는 영역이므로 이사회 결의와 위임 문서, 전결 규정이 함께 정비되어야 합니다.
항목 2. 목표와 경영방침
안전보건에 관한 목표와 경영방침을 정하고 문서로 남기는 일입니다. 형식적으로 보이지만 이후 모든 항목의 근거가 됩니다.
항목 3. 전담 조직과 전문인력
일정 규모 이상이면 안전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 조직을 두어야 하고,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관리자와 보건관리자 등을 정해진 수 이상 배치해야 합니다. 선임 신고와 실제 근무가 일치하는지가 확인 대상입니다.
항목 4. 위험성평가
산업안전보건법상 별도의 의무입니다.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의무화되어 소규모 사업장까지 적용이 확대되었고, 정기평가와 공정이나 설비 변경 시의 수시평가를 함께 운영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근로자가 참여하고 결과가 현장까지 공유되는지가 핵심입니다. 무죄 판결에서 인정받은 항목이 바로 이것입니다.
항목 5. 유해·위험요인 개선 절차
확인하고 개선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반기 1회 이상 점검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항목 6. 예산의 편성과 집행
편성만으로는 부족하고 용도에 맞게 집행되도록 해야 합니다. 집행 내역이 남아 있는지가 확인됩니다.
항목 7.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권한과 평가
책임자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과 예산을 주고,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반기 1회 이상 평가하고 관리해야 합니다.
항목 8. 종사자 의견 청취
의견을 듣는 절차를 마련하고 반기 1회 이상 청취 여부를 점검해야 합니다. 들은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가 함께 남아야 합니다.
항목 9. 매뉴얼과 훈련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의 조치 매뉴얼을 마련하고 반기 1회 이상 점검해야 합니다. 훈련 실시 기록이 함께 필요합니다.
항목 10. 도급과 용역, 위탁
협력업체 종사자의 안전보건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고 반기 1회 이상 점검해야 합니다. 선정 기준에 안전보건 역량이 반영되어 있는지, 계약서에 관련 조항이 있는지가 확인됩니다.
항목 11. 이사회 보고와 승인
상법상 주식회사로서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인 회사와 시공능력 순위 1천위 이내의 건설회사는 대표이사가 매년 안전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여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계획에는 경영방침, 안전보건 관리 조직의 구성과 인원 및 역할, 관련 예산과 시설 현황, 전년도 활동실적과 다음 연도 활동계획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이행하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항목 12. 문서의 보존과 이력
위 항목들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자결재 이력, 회의록, 서명 자료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항목별 정리
중대재해 컴플라이언스 자문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첫 단계는 진단입니다.
적용 여부부터 확정합니다. 상시 근로자 수를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사업장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 도급과 용역 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운영하며 관리하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정합니다. 이 판단이 어긋나면 이후 작업 전체가 어긋납니다. 그다음 시행령이 정한 항목과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를 목록으로 놓고 현재 상태를 하나씩 대조합니다. 이 대조표만 만들어도 대부분의 회사에서 비어 있는 칸이 드러납니다.
두 번째는 책임 관계의 정리입니다.
경영책임자를 확정하고 그 권한을 문서로 뒷받침하는 작업입니다. 이사회 결의, 직무 위임 문서, 예산 전결 규정, 그리고 실제로 그 권한을 행사한 사례를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안전보건 담당 임원을 선임했다는 사실만 남아 있고 그에게 아무런 예산 권한이 없는 상태라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표이사가 그대로 수범자가 됩니다.
세 번째는 문서의 정비입니다.
여기에서 가장 흔한 오해를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컴플라이언스는 문서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문서와 현장을 일치시키는 일입니다. 현장에서 실제로 하지 않는 내용이 적힌 문서는 방어 자료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문서에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근거로 반대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현장에서 실제로 가능한 수준으로 문서를 조정하고, 그 수준을 지킬 수 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작업합니다.
네 번째는 운영입니다.
반기 점검이 실질을 갖도록 만드는 일이 핵심입니다. 확인되는 것은 점검을 했는지가 아니라 점검에서 무엇을 발견했고 어떤 조치를 했으며 그 조치가 완료되었는지입니다. 모든 항목에 이상 없음으로 기재된 점검표가 반복되면 오히려 형식적 운영의 자료가 됩니다. 발견과 조치와 완료가 이어지는 기록이 남아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검증입니다.
정비가 끝난 뒤에 모의 점검을 합니다. 감독기관이나 수사기관이 요구할 자료를 미리 요구해 보고 실제로 나오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이 단계에서 자료가 부서별로 흩어져 있거나 담당자의 개인 기록에만 있는 경우가 자주 확인됩니다. 자료가 존재해도 필요할 때 제출하지 못하면 없는 것과 같으므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를 목록으로 정리해 둡니다.
여섯 번째는 사고 대응의 준비입니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인명 구호와 대피, 작업 중지, 그리고 지체 없는 보고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고, 이후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가 짧은 기간에 진행됩니다. 그래서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하는지, 누구에게 연락하는지를 미리 정해 두고 훈련해 두어야 합니다. 이 준비가 되어 있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는 사고 첫날의 대응부터 갈립니다.
이 산출물이 왜 방어가 되는가
두 가지 경로입니다. 하나는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실제로 이행하였다는 직접적인 증명입니다. 무죄 판결이 근거로 삼은 자료들이 그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양벌규정에서의 면책입니다. 법인이 위반을 방지하기 위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음이 인정되려면 교육과 점검, 개선의 이력이 남아 있어야 하는데, 이는 사후에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주 발생하는 실패
컨설팅 보고서를 받아 캐비닛에 넣어 두는 경우, 인증만 취득하고 운영은 하지 않는 경우, 본사에서 만든 문서를 현장에 내려보내기만 하고 현장 실정에 맞추지 않는 경우입니다. 세 경우 모두 문서는 있으나 실질이 없는 상태가 되어, 사고가 발생하면 형식적 이행의 자료로 사용됩니다.
형사 외의 이유
발주처와 원청이 입찰과 협력업체 등록 단계에서 안전보건 관리 수준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공시와 투자 관련 평가에서도 같은 항목이 확인됩니다. 컴플라이언스 정비의 효용이 형사 대응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진행 단계별 산출물
아래 표는 실제 자문 사례를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시사점 및 대응
같은 법 아래에서 무죄가 선고된 사건과 중형이 선고된 사건의 차이는 사고 당일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 이전 수개월 동안 순회 점검이 이루어지고 있었는지, 위험성평가가 해당 공정을 포함하고 있었는지, 작업표준이 존재하고 지켜지고 있었는지에 있었습니다.
저희는 중대재해 컴플라이언스 자문에서 시행령 항목과 산업안전보건법 의무를 대조하여 결손을 메운 사례, 경영책임자의 권한과 예산 관계를 문서로 확정한 사례, 도급 관계의 계약 조항과 현장 운영의 불일치를 조정한 사례, 모의 점검을 통해 흩어져 있던 자료를 제출 가능한 상태로 정리한 사례를 수행해 왔습니다.
정비에 드는 비용은 사고 한 건의 대응 비용과 비교하면 크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작업은 사고가 발생한 뒤에는 할 수 없습니다. 현재 시행령이 요구하는 항목에 대응하는 문서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리고 필요할 때 제출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 서울 서초동 | 기업법무, 산업안전, 인사노무, 형사사건
FAQ
Q. 컴플라이언스를 갖추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A. 면책이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실제로 이행하였다는 증명과 양벌규정에서의 면책은 모두 평시에 축적된 기록으로 판단되며, 무죄가 선고된 사건에서 근거가 된 자료도 이러한 성격의 것이었습니다.
Q. 인증을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A. 인증은 참고 자료가 되지만 그 자체로 의무 이행을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확인되는 것은 인증서가 아니라 점검과 개선의 실제 이력입니다.
Q. 문서만 잘 갖추면 되나요?
A. 현장에서 하지 않는 내용이 적힌 문서는 오히려 불리합니다.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근거로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현장에서 지킬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추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Q. 위험성평가도 반드시 해야 하나요?
A. 산업안전보건법상 별도의 의무이며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의무화되어 소규모 사업장까지 확대되었습니다. 정기평가와 변경 시의 수시평가를 함께 운영하고 근로자가 참여해야 합니다.
Q. 이사회 보고 의무는 어떤 회사에 적용되나요?
A. 상법상 주식회사로서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인 회사와 시공능력 순위 1천위 이내의 건설회사입니다. 대표이사가 매년 계획을 수립하여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받아야 하며, 이행하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Q. 협력업체까지 관리해야 하나요?
A. 도급과 용역, 위탁 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운영하며 관리하는 책임이 있다면 같은 의무를 부담합니다. 선정 기준과 계약 조항, 작업 전 협의 기록이 확인 대상입니다.
Q.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되나요?
A. 현재 보유한 안전보건 관련 문서를 목록으로 만들어 주시면 됩니다. 시행령 항목과 대조하는 작업만으로 비어 있는 부분이 대부분 드러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