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 칼럼
거래 계약서의 작성과 검토 확인해야 할 핵심 사항
거래 계약서는 유형별로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핵심 사항
기업 자문에서 확인되는 계약 분쟁의 상당수는 계약서가 없어서 발생하지 않습니다. 계약서는 존재하나 분쟁 국면에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원인은 대체로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임의규정의 배제 여부를 정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민법과 상법의 상당수 규정은 당사자가 달리 정하면 적용되지 않는 임의규정이나, 정하지 않으면 법률이 정한 내용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회사에 불리한 기본값이 그대로 남는 것입니다.
둘째, 강행규정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하도급법, 대리점법, 약관규제법, 개인정보보호법은 당사자의 합의보다 우선합니다. 이 경우 계약 조항이 효력을 잃거나, 계약서에 없는 의무가 법률상 발생하며, 위반 시 과징금과 형사처벌이 따릅니다.
셋째, 증명 요건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분쟁에서 실제로 필요한 것은 권리의 존재가 아니라 그 권리를 증명할 수 있는 서면과 절차입니다. 통지 방법과 검수 기준이 정해지지 않은 계약서는 이 기능을 수행하지 못합니다.
인터넷에 공개된 양식은 이 세 가지를 모두 다루지 않습니다. 양식은 특정 거래를 전제로 하지 않으므로 임의규정 배제 특약이 없고, 개별 거래에 어떤 강행규정이 적용되는지 판단하지 않으며, 증명 요건은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거래 계약서는 유형별로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1. 물품공급계약
계속적 거래에서는 기본계약과 개별 발주의 우선순위를 명시해야 합니다. 실무상 가장 문제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하자 통지 기한입니다. 상법 제69조 제1항은 상인 간의 매매에서 매수인이 목적물을 수령한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하여 하자나 수량 부족을 발견하면 즉시 통지하도록 하고,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는 6개월 내에 발견한 경우에 한하여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통지하지 않으면 계약 해제, 대금 감액,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합니다. 다만 이 규정은 임의규정이므로 당사자가 특약으로 배제하거나 달리 정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8. 5. 15. 선고 2008다3671 판결). 공급자와 매수인 중 어느 쪽에 서 있는지에 따라 이 조항을 남길지 배제할지가 갈립니다.
둘째, 소유권 유보입니다. 대금 완제 시까지 소유권을 유보한다는 특약이 없으면 인도와 동시에 소유권이 이전되어, 매수인의 도산이나 채권자 집행 국면에서 이미 인도한 물품을 회수할 수 없습니다.
소멸시효도 확인 대상입니다. 상행위로 인한 채권의 시효는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이나, 민법 제163조 제6호는 생산자와 상인이 판매한 상품의 대가를 3년으로 정하고 있어 물품대금 채권은 3년이 적용됩니다.
2. 용역위탁계약
검수 기준의 부재가 대금 청구 시점 자체를 다툼으로 만듭니다. 완료의 판단 기준, 검수 기간, 기간 내 통지가 없을 때의 효과를 정해야 합니다. 재위탁 허용 여부와 투입 인력의 지정도 함께 정합니다.
3. 하도급계약
하도급법이 당사자의 합의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원사업자는 제3조에 따라 위탁 시 서면을 발급해야 하고, 제13조에 따라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를 초과하면 초과 기간에 대하여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이율인 연 15.5퍼센트의 지연이자가 발생합니다. 어음으로 지급하면서 만기가 수령일로부터 60일을 초과하는 경우 초과 기간에 대하여 연 7.5퍼센트의 할인료를 지급해야 합니다. 검사 결과는 10일 이내에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며, 통지하지 않으면 검사에 합격한 것으로 봅니다. 이 항목들은 계약서에 달리 정하더라도 효력이 없습니다.
4. 개발위탁 및 시스템 구축
결과물의 권리 귀속에서 저작권법 제45조 제2항의 추정 규정이 결정적입니다. 저작재산권을 전부 양도하는 경우에도 특약이 없으면 2차적저작물을 작성하여 이용할 권리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합니다. 다만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반대로 특약이 없으면 2차적저작물작성권도 함께 양도된 것으로 추정합니다. 동일한 문언이 결과물의 성질에 따라 정반대로 해석되므로, 개작 권한의 포함 여부를 명시해야 합니다. 소스코드의 인도 또는 임치도 함께 정합니다.
5. 판매대리점 및 총판계약
독점권 부여 여부, 최소판매수량, 갱신 거절 요건이 핵심입니다. 대리점거래에 해당하면 대리점법이 적용되어 계약서 교부 의무와 불공정거래행위 금지가 별도로 적용됩니다.
6. 업무제휴 및 양해각서
법적 구속력의 유무를 문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명시가 없으면 개별 조항의 성질에 따라 구속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7. 비밀유지약정
비밀정보의 범위, 존속 기간, 종료 시 반환 또는 폐기 절차, 위반 시 구제 수단을 갖추어야 실효성이 있습니다.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경우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를 함께 검토합니다.
8. 개인정보 처리 위탁
개인정보보호법 제26조 제1항은 위탁 시 위탁업무 수행 목적 외 개인정보 처리 금지에 관한 사항,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에 관한 사항 등을 문서에 포함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문서에 의하지 않거나 필수 사항이 누락되면 위탁 자체가 위법하게 됩니다.
9. 반복 사용되는 정형 문서
약관규제법 제2조는 약관을 명칭이나 형태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으로 정의합니다. 동일한 문서를 다수 거래처에 사용하면 약관에 해당할 수 있고, 이 경우 제3조에 따른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면 해당 약관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습니다.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조항은 제6조에 따라 무효이며,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해제·해지 조항은 제9조의 규율을 받습니다.
10. 국제 거래
준거법과 분쟁 해결 방법을 명시해야 합니다. 소송과 중재 중 어느 방식을 택하는지, 중재라면 기관과 장소를 어디로 정하는지에 따라 집행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유형별 적용 법령과 필수 확인 사항
인터넷 양식을 그대로 사용하면 어떤 위험이 발생하나요?
당사자와 대표권의 특정
법인과의 거래인지 대표자 개인과의 거래인지가 서명란에서 결정됩니다. 양식은 상호와 성명만을 기재하도록 되어 있어, 법인 소멸 후 개인에 대한 청구 가능성이 문제될 때 근거가 남지 않습니다. 서명자의 대표권 유무, 법인인감과 사용인감의 구분, 사업자등록번호와 법인등기 사항의 기재 여부가 확인 대상입니다.
대금 지급 조건
인도 기준인지 검수 완료 기준인지, 세금계산서 발행과 지급의 선후, 지연 시 이자율이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양식에는 지급 시기만 단문으로 기재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
양식에 흔히 포함되는 위약금 조항은 그 성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과다하게 정하면 감액되고, 낮게 정하면 실손해가 그보다 커도 예정액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성질과 금액을 함께 정리하는 것이 계약서 검토의 실질적 출발점입니다.
해지 조항과 임의규정의 배제
민법 제673조는 도급인이 일의 완성 전에는 손해를 배상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제689조 제1항은 위임 계약을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두 규정 모두 임의규정이므로 특약으로 제한할 수 있으나, 양식에는 그러한 특약이 없습니다. 그 결과 상당한 인력과 기간을 투입한 프로젝트가 상대방의 일방적 통보로 종료되고, 회수 범위가 기왕의 비용에 그치는 사례가 발생합니다.
지식재산권 조항
결과물에 관한 일체의 권리가 발주자에게 귀속된다는 단문으로는 앞서 본 저작권법 제45조 제2항의 추정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결과물을 수정하여 활용하려는 시점에 드러나며, 그때는 대금 지급이 완료된 뒤입니다.
관할 및 준거법
상대방이 제공한 양식에는 상대방 소재지 법원을 전속관할로 정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청구액이 크지 않은 분쟁에서는 이 조항 하나로 권리 행사가 사실상 봉쇄됩니다.
강행규정의 미검토
하도급 관계에 일반 도급 양식을 사용하거나, 개인정보 위탁에 법정 기재사항을 누락하거나, 다수 거래처에 동일 문서를 사용하면서 약관 규제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의 위험은 조항이 불리하다는 수준이 아니라 조항이 무효이거나 회사가 제재 대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갱신 및 통지 기간
종료 90일 전 서면 통보가 없으면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조항을 인지하지 못하여 원하지 않는 거래 관계가 유지되는 사례가 반복됩니다.
변호사 검토가 더하는 것
첫째, 거래 흐름의 확인입니다. 조항을 읽기에 앞서 주문, 생산, 인도, 검수, 정산이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확인합니다. 분쟁 지점은 이 흐름 위에서 특정되며, 조항은 그 지점에 대응하여 작성됩니다.
둘째, 적용 법령의 판별입니다. 하도급법, 대리점법, 약관규제법, 개인정보보호법 중 어느 것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조항과 사용할 수 없는 조항이 갈립니다. 이 판단을 생략한 문서는 형식이 갖추어져 있어도 결정적 국면에서 효력을 잃습니다.
셋째, 증명 요건의 역산입니다. 하자를 주장하려면 어떤 기록이 남아야 하는지, 대금을 청구하려면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지를 기준으로 통지 방법, 서면 요건, 기산점을 정합니다.
넷째, 집행 가능성의 점검입니다. 과도한 위약금이나 광범위한 책임 배제 조항은 감액되거나 무효로 판단되어 결과적으로 아무런 보호를 제공하지 못합니다. 유리하게 작성하는 것과 관철 가능하게 작성하는 것은 다릅니다.
다섯째, 협상 우선순위의 제시입니다. 상대방 양식을 검토할 때 모든 조항의 수정을 요구하면 협상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수정해야 할 조항, 수정이 바람직한 조항, 수용 가능한 조항을 구분하여 제시하면 실무 담당자가 협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 표준화입니다. 반복 거래에서는 기본계약과 개별 발주 양식을 정비하여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이후 개별 건마다 발생하는 계약서 검토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검토 단계별 확인 사항
아래 표는 실제 자문 사례를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계약서는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행되는 동안에는 검토되지 않습니다. 열람되는 시점은 이미 관계가 악화된 뒤이며, 그 시점에 문서가 기능하는지 여부는 작성 단계에서 결정됩니다.
저희는 계속적 물품거래의 기본계약을 정비하여 미수금 회수 근거를 확보한 사례, 개발위탁 결과물의 개작 권한을 명시하여 이후 사업 확장을 가능하게 한 사례, 거래 관계가 하도급법 적용 대상임을 확인하여 제재 위험을 사전에 제거한 사례, 상대방 양식의 전속관할 조항과 위약금 조항을 조정하여 분쟁 비용을 실질적으로 낮춘 사례를 수행해 왔습니다.
거래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거나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관계라면, 개별 분쟁에 대응하는 비용보다 사전 정비에 드는 비용이 낮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문서가 있다면 그 문서로 무엇을 주장할 수 있는지부터 정리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FAQ
Q. 인터넷 양식을 사용하면 계약이 무효가 되나요?
A. 대부분 유효합니다. 문제는 무효 여부가 아니라 필요한 내용의 부재입니다. 다만 강행규정에 반하는 조항은 그 부분의 효력이 부정되고, 개인정보 위탁 문서에 법정 기재사항이 누락되면 위탁 자체가 위법하게 됩니다.
Q. 위약금을 높게 정하면 유리한 것 아닌가요?
A.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평가되는 경우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부당히 과다한 예정액은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낮게 정하면 실손해가 이를 초과하더라도 예정액만 청구하게 됩니다.
Q. 물품에 하자가 있으면 언제까지 말해야 하나요?
A. 상인 간의 매매라면 상법 제69조 제1항에 따라 수령 즉시 검사하여 하자를 통지해야 하고, 즉시 발견할 수 없는 하자는 6개월 내에 발견한 경우에 한합니다. 다만 이 규정은 임의규정이므로 계약으로 달리 정할 수 있습니다.
Q. 우리 거래가 하도급법 적용 대상인지 어떻게 판단하나요?
A. 제조, 수리, 건설, 용역을 다른 사업자에게 위탁하였는지와 당사자 간 사업 규모 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해당하면 서면 발급, 60일 이내 지급, 지연이자, 검사 결과 통지가 법률상 강제됩니다.
Q. 개발한 결과물의 권리는 발주자에게 당연히 귀속되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저작권법 제45조 제2항은 저작재산권 전부를 양도하더라도 특약이 없으면 2차적저작물작성권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며, 프로그램은 반대로 추정합니다. 계약서에 명시해야 합니다.
Q. 여러 거래처에 같은 문서를 쓰고 있습니다.
A. 약관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약관규제법 제3조의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면 해당 조항을 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으므로, 문서 자체와 체결 절차를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Q. 이미 체결한 계약도 검토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갱신 시점이나 변경계약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며, 현행 문서로 주장 가능한 범위를 정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분쟁 발생 시 대응이 달라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