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칼럼
P2P에서 다운로드 받은 영상에 미성년자음란물이 포함되어 있었다면?
어떤 경우에 죄가 되고 어떤 경우에 다툴 수 있나요?
이 사안에서 가장 크게 오해하시는 것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보기만 했으니 가벼울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은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하거나 그것임을 알면서 소지하거나 시청한 자를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이 없습니다. 유죄가 인정되면 실형이거나 집행유예이고, 그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을 비롯한 부수처분이 따릅니다.
둘째, 내려받기만 했으니 배포와는 무관하다는 생각입니다. 토렌트를 비롯한 다수의 P2P 방식은 내려받는 동안 같은 파일 조각을 다른 이용자에게 동시에 전송합니다. 프로그램을 종료하지 않고 두면 그 전송이 계속됩니다. 이 경우 소지나 시청이 아니라 배포로 정리될 수 있고, 배포는 3년 이상의 징역이어서 사건의 성격 자체가 달라집니다.
다만 이 조문에는 방어의 문이 하나 열려 있습니다. 그것임을 알면서라는 요건입니다. 대량으로 받은 묶음에 섞여 들어온 경우, 파일명으로는 내용을 알 수 없었던 경우, 확인 후 곧바로 지운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P2P에서 내려받은 뒤 37분 만에 삭제한 사안에서, 미리보기가 제공되지 않는 방식이었고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단정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근거로 미필적 고의가 부정되어 불송치로 종결된 사례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내려받을 수 있는 링크나 주소를 가지고 있었던 것만으로는 소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도6278 판결). 소지는 실제로 지배하고 관리하는 상태를 뜻한다는 취지입니다.
먼저 분명히 해 둘 것이 있습니다. 이 자료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피해 아동과 청소년에게 계속 피해를 남깁니다. 법이 무겁게 정해진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아래는 그 전제 위에서, 실제로 무엇이 쟁점이 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 죄가 되고 어떤 경우에 다툴 수 있나요?
상황 1. 내용을 알 수 있는 파일을 골라 받은 경우
파일명이나 설명에서 내용이 드러나는 자료를 선택해 받았다면 인식이 인정됩니다. 검색어 이력이 함께 확인되면 다투기 어렵습니다.
상황 2. 대량 묶음에 섞여 있던 경우
여러 편이 하나로 묶인 압축 파일이나 용량 단위로 받는 자료에 포함되어 있던 경우입니다. 받은 전체 자료의 성격과 실제로 해당하는 파일의 비율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상황 3. 파일명이 위장된 경우
일반적인 영상물처럼 이름이 붙어 있어 열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경우입니다. 해당 방식이 미리보기를 제공하는지가 함께 확인됩니다.
상황 4. 내려받았으나 열어보지 않은 경우
파일이 저장매체에 남아 있으나 재생 이력이 없는 경우입니다. 소지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것임을 알았다고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상황 5. 확인 후 즉시 삭제한 경우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지운 경우입니다. 앞서 본 사례처럼 통상적인 폐기 과정으로 평가되어 고의가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삭제까지 걸린 시간과 그 사이의 행동이 함께 확인됩니다.
상황 6. 확인한 뒤 보관한 경우
내용을 알고도 지우지 않고 두었다면 소지가 인정되는 방향으로 갑니다. 별도의 폴더로 옮기거나 이름을 바꾸어 두었다면 더욱 불리합니다.
상황 7. 스트리밍으로 시청만 한 경우
시청 자체가 처벌 대상이므로 저장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다만 임시 파일이 남은 것과 의도적으로 저장한 것은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상황 8. 링크나 주소만 가지고 있던 경우
앞서 본 판례에 따라 소지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링크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다면 별개의 문제가 됩니다.
상황 9. 공유 폴더에 둔 경우
P2P 프로그램의 공유 폴더에 파일이 있었거나 전송이 계속되고 있었다면 배포로 평가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 사안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지점입니다.
상황 10. 다른 사람에게 보낸 경우
한 사람에게 보냈더라도 배포나 제공에 해당할 수 있어 구간이 크게 올라갑니다.
상황 11. 등장인물이 성인인 경우
아동이나 청소년이 아니라면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간이 됩니다. 연령 판단이 다투어지는 사안이 실제로 있습니다.
상황별 정리
조사에서 무엇이 확인되고 어떻게 대응하나요?
수사는 이미 파일이 특정된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이 분야는 자료의 고유값을 기준으로 한 모니터링과 국제 공조를 통해 단서가 확보됩니다. 그래서 압수수색이 이루어지는 시점에는 어떤 파일이 언제 어느 회선을 통해 오갔는지가 이미 정리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의 전면 부인으로 시작하면 곧바로 어긋나고, 그 어긋남이 이후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수사기관이 특정한 파일의 목록과 시점입니다.
절차의 적법성을 확인합니다.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는 관련성 있는 자료만 선별하는 것이 원칙이고, 그 과정에 당사자나 변호인이 참여할 기회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이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경우 확보된 자료의 증거능력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압수 당시의 상황을 기록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식은 여러 정황으로 판단됩니다.
법원과 수사기관이 보는 자료는 정해져 있습니다. 무엇을 검색했는지, 파일명이 어떠했는지, 내려받은 뒤 재생했는지와 재생 시간이 얼마였는지, 파일을 어디에 두었는지, 이름을 바꾸었는지, 같은 행위가 반복되었는지입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소지 사건에서 유무죄와 양형을 함께 정하는 것이 이 정황들입니다.
여기에서 방어가 되는 사정과 불리한 사정이 갈립니다. 미리보기가 제공되지 않는 방식이었다는 점, 파일명이 내용을 짐작하기 어려웠다는 점, 확인 후 곧바로 삭제했다는 점, 같은 행위가 반복되지 않았다는 점은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반대로 별도의 폴더로 분류해 두었거나, 이름을 바꾸어 보관했거나, 특정한 검색어를 반복해 사용했거나, 암호를 걸어 보관한 사정은 인식을 인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배포로 넘어갈 위험을 먼저 확인합니다.
이 사안에서 가장 급한 부분입니다. 사용한 프로그램의 업로드 설정이 어떠했는지, 공유 폴더에 어떤 파일이 있었는지, 전송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소지로 알고 대응하다가 조사 도중에 배포로 정리되면 구간이 1년 이상에서 3년 이상으로 올라가고, 그 시점에는 방향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개수를 특정합니다.
압수된 자료 전체가 아니라 실제로 해당하는 파일이 몇 개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중복된 파일, 내려받다 중단된 파일, 실제로는 성인이 등장하는 파일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체를 뭉뚱그려 인정하면 하지 않은 부분까지 떠안습니다.
부수처분을 함께 봅니다.
이 죄는 벌금형이 없으므로 유죄가 인정되면 신상정보 등록이 사실상 따라오고, 사안에 따라 공개와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대한 취업제한, 이수명령이 더해집니다. 실제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이쪽이 더 오래가므로 본형과 별도로 의견을 내야 합니다.
양형에서 반영되는 것
파일의 개수와 취득 기간, 반복성, 유포 여부, 확인 후의 처리, 그리고 상담이나 치료를 시작했는지입니다. 마지막 항목은 형식적인 다짐이 아니라 기록으로 남아야 반영됩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파일을 지우거나 저장매체를 초기화하거나 기기를 바꾸는 것, 검색 기록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삭제된 자료는 대부분 복원되고, 삭제한 시점과 방식이 확인되면 그 자체가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근거가 됩니다. 즉 방어를 위해 한 행동이 인식을 증명해 주는 결과가 됩니다. 여기에 증거인멸 문제까지 더해지므로, 연락을 받으신 뒤에는 기기를 그대로 두시는 것이 유일하게 안전한 선택입니다.
상황별 조력 사례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마무리하며
저희는 이 유형에서 파일명과 다운로드 방식을 근거로 인식을 다툰 사례, 확인 직후 삭제한 정황을 정리하여 고의가 부정된 사례, 압수된 자료 중 실제 해당하는 개수를 나누어 인정 범위를 줄인 사례, 공유 설정을 확인하여 배포로의 전환을 막은 사례, 그리고 부수처분의 범위에 대해 별도로 의견을 내어 조정한 사례를 맡아 왔습니다.
이 사건은 기기 안의 기록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그래서 그 기록을 손대는 순간 다툴 수 있었던 사안도 다툴 수 없게 됩니다. 연락을 받으셨다면 어떤 것도 지우지 마시고, 사용한 프로그램의 설정과 파일을 받은 경위를 정리해 두신 상태에서 상담받으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 서울 서초동 | 형사사건, 성범죄, 디지털증거, 민사소송
FAQ
Q. 모르고 받았는데도 처벌되나요?
A. 법은 그것임을 알면서 소지하거나 시청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몰랐다면 죄가 성립하지 않으나, 몰랐다는 점은 파일명과 다운로드 방식, 확인 후의 처리 같은 정황으로 판단됩니다.
Q. 확인하고 바로 지웠습니다.
A. 유리한 사정입니다. 미리보기가 없는 방식이었고 제목만으로 내용을 알기 어려웠으며 확인 직후 삭제한 사안에서 미필적 고의가 부정된 예가 있습니다. 삭제까지 걸린 시간이 중요합니다.
Q. 내려받기만 했는데 왜 배포라고 하나요?
A. 토렌트를 비롯한 P2P 방식은 내려받는 동안 다른 이용자에게 같은 파일을 전송합니다. 프로그램을 켜 둔 채로 두면 전송이 계속되므로 배포로 평가될 수 있고, 이 경우 3년 이상의 징역 구간이 됩니다.
Q. 링크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A. 대법원은 내려받을 수 있는 링크를 보유한 것만으로는 소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그 링크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했다면 별개의 문제입니다.
Q. 벌금으로 끝날 수는 없나요?
A. 이 조항에는 벌금형이 없습니다. 1년 이상의 징역이므로 유죄가 인정되면 실형이거나 집행유예이며, 신상정보 등록을 비롯한 부수처분이 따릅니다.
Q. 성인물인 줄 알았습니다.
A. 등장인물의 연령 판단이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성인이라면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간으로 내려갑니다.
Q. 지금 파일을 지워도 되나요?
A. 지우지 마십시오. 삭제된 자료는 대부분 복원되고, 삭제 시점과 방식이 확인되면 오히려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근거가 됩니다. 증거인멸 문제까지 더해지므로 기기를 그대로 두신 채 상담받으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