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칼럼
재산을 빼돌렸다며 사해행위취소소송을 당해 피고가 되어 방어해야 한다면
사해행위취소소송 피고가 승소하려면?
핵심 사항
이 소송의 피고는 대개 돈을 빌린 사람이 아닙니다. 채무자로부터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 즉 수익자이거나 그로부터 다시 넘겨받은 전득자가 피고가 됩니다. 채무자는 피고가 아닙니다.
그래서 소장을 받으신 분들의 반응이 대체로 같습니다. 나는 빚을 진 적이 없고 정상적으로 매수했는데 왜 내가 소송을 당하느냐는 것입니다.
출발점이 불리한 것도 사실입니다. 민법 제406조는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 채권자가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익을 받은 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를 예외로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됩니다. 즉 몰랐다는 점은 원고가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피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다만 방어 지점은 선의 하나가 아닙니다. 여러 겹으로 나뉘어 있고, 순서대로 보면 앞쪽에서 걸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아래에서 그 순서를 정리하겠습니다.
항변 1.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주장
가장 먼저 확인합니다. 채권자취소의 소는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안에 제기해야 합니다. 여기서 취소원인을 안 날은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을 안 날이 아니라, 그 처분이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점과 채무자에게 그러한 의사가 있었다는 점까지 안 날을 뜻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반대로 원고가 훨씬 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확인되면 본안 판단 없이 사건이 정리됩니다.
항변 2. 피보전채권이 없거나 나중에 생겼다는 주장
취소를 구하는 채권은 원칙적으로 문제된 처분행위 이전에 성립해 있어야 합니다. 처분 이후에 생긴 채권이라면 원칙적으로 피보전채권이 되지 못합니다. 다만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이미 있었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하리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며 실제로 성립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됩니다. 그래서 채권의 발생 시점을 정확히 따져야 합니다.
항변 3. 채무자가 무자력이 아니라는 주장
채무자의 재산이 채무를 갚기에 부족해져야 취소가 인정됩니다. 그리고 이 상태는 처분 당시뿐 아니라 재판의 변론이 끝나는 시점에도 있어야 합니다. 채무자에게 다른 부동산이나 예금, 회수 가능한 채권이 있다면 이를 밝혀 다툽니다. 원고가 제시한 재산 목록이 실제보다 좁게 잡혀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항변 4. 기존 채무를 갚은 것이라는 주장
채무자가 이미 있던 채무를 변제한 행위는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아닙니다. 갚아야 할 것을 갚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특정 채권자와 통모하여 다른 채권자를 해할 의사로 그 채권자에게만 변제한 경우에는 사해행위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변제의 경위와 시기가 자료로 정리되어야 합니다.
항변 5. 새로 자금을 빌리기 위해 담보를 제공한 것이라는 주장
이미 있던 채무를 위해 담보를 제공하는 것과,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새 자금을 빌리면서 담보를 제공하는 것은 평가가 다릅니다. 후자는 오히려 채무자의 재산을 늘리는 측면이 있어 사해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항변 6. 상속포기라는 주장
상속의 포기는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11. 6. 9. 선고 2011다29307 판결). 반면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재산권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로서 취소의 대상이 됩니다. 두 가지가 혼동되어 소가 제기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실제로 어느 절차를 밟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항변 7.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이라는 주장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해행위가 되지 않고,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취소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혼인 기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 부양적 요소를 자료로 정리하면 상당성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항변 8. 정상적인 매매였다는 주장
시세에 상응하는 대금을 실제로 지급한 거래라는 점을 보이는 방향입니다. 다만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판례는 채무자가 유일한 부동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가 된다고 봅니다. 그래서 대금이 어디에 쓰였는지가 함께 문제됩니다.
항변 9. 수익자가 선의였다는 주장
앞의 항변들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최종적으로 다투는 지점이며, 실제 사건의 대부분이 여기에서 갈립니다.
항변 10. 전득자가 선의였다는 주장
다시 넘겨받은 사람이 피고인 경우, 자신이 취득할 당시에 사정을 몰랐다는 점을 증명하면 됩니다.
항변 11. 원상회복의 범위를 다투는 주장
취소가 인정되더라도 돌려주는 범위는 별도의 문제입니다. 부동산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원물반환이 원칙이고, 이미 처분되었거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원상회복이 어려우면 가액으로 배상하게 됩니다. 이 경우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범위, 그리고 취소를 구하는 채권자의 채권액 한도가 상한이 됩니다.
항변별 정리
선의를 증명해야 합니다
대금이 실제로 오갔는지가 출발점입니다.
가장 먼저 확인되는 것이 돈의 흐름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금액이 실제로 이체되었는지, 그 자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를 계좌 내역으로 보여야 합니다. 현금으로 주었다거나 기존 채권과 상계했다는 설명은 그 자체로 불리하게 작용하므로, 그런 사정이 있었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가격이 시세에 맞았는지를 봅니다.
실거래가 자료나 감정 자료로 시세를 확인하고, 대금이 그보다 낮았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있는 상태였다거나, 하자가 있었다거나, 급하게 처분되는 물건이었다는 사정이 자료로 정리되면 저가 양도라는 인상이 완화됩니다.
거래 경위가 통상적이었는지가 중요합니다.
공인중개사가 개입했는지, 광고를 보고 문의한 이력이 있는지, 계약 전에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했는지, 계약과 잔금 사이의 간격이 통상적이었는지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특히 등기부를 확인했는데도 가압류나 다수의 근저당이 있는 상태에서 아무런 조사 없이 매수했다면 선의를 인정받기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확인 후 채무 관계를 물었고 답변을 들었다는 사정이 있으면 유리합니다.
채무자와의 관계가 결정적입니다.
가까운 친족 사이의 거래는 사실상 선의를 인정받기 매우 어렵습니다. 이 경우 남는 통로는 대금이 실제로 지급되었다는 점과 그 자금의 출처가 독립적이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뿐입니다.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가족 간 거래가 문제된 사안이라면 이 부분에 자료를 집중해야 합니다.
대금이 어디에 쓰였는지도 봅니다.
받은 대금이 채무자의 다른 채무를 갚는 데 사용되었다면 유리한 사정이 됩니다. 반대로 인출되어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불리합니다. 이 자료는 채무자 쪽에 있으므로 협조를 구하거나 금융거래정보 제출 절차를 활용해야 합니다.
제척기간 자료는 따로 모읍니다.
원고가 언제부터 알고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자료입니다. 과거의 채권추심 내역, 배당 절차 참여 이력, 등기사항증명서 열람 기록, 채무자에게 보낸 통지문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상대방이 갖고 있는 자료라면 문서제출명령이나 사실조회를 활용합니다. 이 항변은 본안에 들어가지 않고 사건을 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므로 초기에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원상회복의 범위도 미리 계산합니다.
취소를 막지 못하더라도 반환 범위는 줄일 수 있습니다.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였다면 그 피담보채권액이 공제되어야 하고, 가액배상의 상한은 취소를 구하는 채권자의 채권액입니다. 여러 채권자가 각각 소를 제기한 경우 중복하여 반환하는 결과가 되지 않도록 다른 사건의 진행 상황도 확인해야 합니다.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소장을 받고 대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합니다. 답변서를 내지 않으면 원고의 주장을 인정한 것으로 처리되어 판결이 그대로 나옵니다. 그리고 소송이 시작된 뒤에 등기를 다시 넘기거나, 계약서나 영수증을 새로 만들거나, 채무자와 이야기를 맞추는 일은 하지 마셔야 합니다. 자금 흐름과 등기 이력은 그대로 남아 있어 사후에 만든 서류는 대부분 드러나고, 드러나는 순간 선의 주장 전체의 신뢰가 무너집니다.
채무자와의 관계도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채무자는 이 소송의 피고가 아니므로 협조를 구해야 하는 위치인데, 이해관계가 언제나 같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자료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받을 것인지 초기에 정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대응 단계별 정리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 유형에서 원고가 훨씬 전부터 사정을 알고 있었음을 자료로 밝혀 제척기간 항변이 받아들여진 사례, 채무자에게 다른 재산이 남아 있었음을 밝혀 무자력을 다툰 사례, 대금의 실제 지급과 자금 출처를 정리하여 선의가 인정된 사례, 그리고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과 채권자의 채권액을 근거로 가액배상의 범위를 크게 줄인 사례를 맡아 왔습니다.
이 소송에서 피고가 가장 많이 후회하시는 것은 초기에 자료를 모으지 않은 일입니다. 계좌 내역과 계약 관련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소장을 받으셨다면 답변서 기한을 확인하시고 자료부터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정로 / 서울 서초동 | 민사소송, 부동산, 기업법무, 상속
FAQ
Q. 저는 돈을 빌린 적이 없는데 왜 피고인가요?
A. 이 소송은 채무자가 아니라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을 상대로 제기됩니다. 채무자는 피고가 아닙니다.
Q. 몰랐다는 것을 왜 제가 증명해야 하나요?
A. 실무에서 수익자의 악의는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의는 피고가 자료로 보여야 하며, 대금의 실제 지급과 거래 경위가 핵심 자료가 됩니다.
Q. 정상적인 가격에 샀는데도 취소되나요?
A. 가격만으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채무자가 유일한 부동산을 매각하여 금전으로 바꾼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 보는 것이 판례이므로, 대금의 사용처까지 함께 문제됩니다.
Q. 상속을 포기한 것도 취소 대상인가요?
A. 상속의 포기는 채권자취소권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다만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대상이 되므로 실제로 어느 절차를 밟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Q. 이혼하면서 받은 재산도 문제가 되나요?
A.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재산분할은 사해행위가 되지 않고 초과 부분만 취소 대상이 됩니다. 혼인 기간과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를 자료로 정리해야 합니다.
Q. 언제까지 제기할 수 있는 소송인가요?
A.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입니다. 안 날은 처분 사실만 안 날이 아니라 그것이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임까지 안 날을 뜻합니다.
Q. 부동산을 이미 팔았습니다.
A. 원물반환이 어려우므로 가액으로 배상하게 됩니다. 이때 근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이 공제되고 취소를 구하는 채권자의 채권액이 상한이 되므로, 그 계산을 다투는 것이 실질적인 방어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