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칼럼
추석시즌 정치인 금품 제공 선거법 위반 혐의, 금품을 건넨 사람도 처벌
무엇이 금지되고 무엇이 허용되나요
2026년 9월, 서울과 경기, 인천, 대전과 세종, 충남, 대구와 경북, 강원 등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가 추석을 앞두고 정치인의 금품 제공 행위에 대한 예방과 단속을 강화한다고 잇달아 밝혔습니다. 중점 대상으로 꼽힌 것은 선거구 안의 경로당 등에 명절 인사를 명목으로 과일이나 선물을 제공하는 행위, 그리고 지지를 부탁하면서 금품을 건네는 행위입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안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사건이 되는 분들은 이 안내를 못 보신 분이 아니라, 보고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판단하신 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먼저 두 가지를 짚어 드리겠습니다.
첫째, 이 제한은 선거 기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2004년 개정으로 종전의 기부행위 제한기간 규정이 삭제되면서 지금은 연중 상시 제한입니다. 선거가 없는 해의 추석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헌법재판소도 이러한 상시 제한을 합헌으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둘째, 준 사람만 문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받은 사람에게는 제공받은 금액 또는 음식물이나 물품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 상한 3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리고 그 가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과태료가 아니라 형사처벌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실제로 경북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선물을 받은 900여 명에게 합계 5억 9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가 있습니다.
정치인 본인에게 더 무거운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제264조는 당선인이 해당 선거와 관련하여 이 법이나 정치자금법에 규정된 죄를 범해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그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선거범죄 양형기준을 보면 기부행위 금지·제한 위반의 기본 구간 벌금형이 100만원에서 500만원입니다. 기본 구간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당선무효선에 닿는다는 뜻입니다.
무엇이 금지되고 무엇이 허용되나요
누가 제한을 받는가
공직선거법 제113조 제1항은 국회의원,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의 장, 정당의 대표자, 후보자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 그리고 그 배우자가 해당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이나 기관, 단체, 시설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이나 기관, 단체, 시설이면 마찬가지입니다.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 포함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더라도 그 의사가 객관적으로 드러난다면 대상이 됩니다. 여기에 제114조는 정당과 후보자의 가족 등을, 제115조는 제삼자를 별도로 규율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기부행위인가
금전이나 물품, 그 밖에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 이익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가 모두 포함됩니다. 실제로 건네지 않고 주겠다고 말한 것만으로도 기부행위 위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허용되는 것도 있습니다
제112조 제2항은 통상적인 정당활동, 의례적 행위, 구호적·자선적 행위, 직무상의 행위 등을 기부행위로 보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민법 제777조에 따른 친족의 관혼상제 의식이나 그 밖의 경조사에 축의금이나 부의금품을 제공하는 행위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 안내에서 허용되는 예로 든 것은 군부대를 방문해 위문금품을 제공하는 행위, 자선사업을 하는 단체에 의연금품을 기부하는 행위, 의례적인 명절 인사 현수막을 게시하는 행위, 자동동보통신의 방법으로 명절 인사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행위입니다. 다만 개별 물품에 직명이나 성명을 표시해서는 안 됩니다.
처벌은 이렇습니다
제113조와 제114조 제1항, 제115조를 위반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기부를 받은 사람은 그 가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100만원 이하이면 형사처벌 대신 앞서 말씀드린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공소시효는 짧습니다
공직선거법상 범죄의 공소시효는 해당 선거일 후 6개월이며, 선거일 후에 행해진 범죄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개월입니다. 다만 범인이 도피하거나 참고인을 도피시킨 때에는 3년으로 늘어납니다.
금풍 제공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무엇을 다투나요?
먼저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부터 봅니다.
모든 제공이 기부행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제112조 제2항의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다만 오해가 많은 부분이 있습니다. 관혼상제 경조사에 대한 축의금과 부의금은 명시적인 예외이지만, 명절 선물은 그 자체로 의례적 행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관행이었다는 사정도 예외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직무상의 행위로 볼 여지가 있는 사안이라면 그 근거가 되는 규정이나 예산의 집행 근거를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누구였는지를 확인합니다.
제113조는 해당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이나 선거구 밖이라도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경우가 실제로 있고, 그 확인만으로 결론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주체와 관여의 정도를 정리합니다.
본인이 직접 제공한 것인지, 배우자나 가족이 한 것인지, 보좌진이나 지지자가 한 것인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다릅니다. 특히 제265조는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기부행위로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을 무효로 하고 있으므로, 가족이 관여한 사안은 별도로 관리해야 합니다.
가액이 결정적입니다.
받은 쪽에서는 100만원이 과태료와 형사처벌을 가르는 선입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제공된 사안에서는 개별 가액으로 볼 것인지 합산할 것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물품의 가액을 어떻게 산정했는지, 실제로 누구에게 무엇이 얼마만큼 전달되었는지를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정치인 측에서는 벌금 100만원 선을 목표로 삼습니다.
당선무효 기준이 100만원이고 양형기준상 기본 구간의 벌금 하한이 같은 100만원이므로, 감경 구간으로 내려오는 것이 곧 직을 유지하는 일이 됩니다.
양형기준이 정한 특별감경인자에는 제공하거나 수수한 금품이 극히 경미한 경우, 상대방의 적극적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경우, 사실상의 압력 등에 의한 소극적 가담, 자수, 진지한 반성,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경우 등이 있습니다. 반대로 금품이 다액인 경우, 지시하거나 권유한 경우,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경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반복된 경우, 사회적 지위나 영향력을 이용한 경우는 특별가중인자로 작용합니다.
이 인자들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자료로 보여 주는 작업이 이 사건에서 변호인이 하는 가장 실질적인 일입니다.
받은 쪽에는 자수와 반환이라는 길이 있습니다.
받은 금품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하고 자수한 경우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과태료를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매우 현실적인 선택지이고, 시점이 빠를수록 유리합니다. 선물을 받으셨는데 마음이 불편하시다면 버리거나 없던 일로 하지 마시고 이 절차를 먼저 알아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병합되는 법률도 확인합니다.
자금의 출처와 성격에 따라 정치자금법 위반이 함께 문제될 수 있고, 조합장선거나 체육회장선거와 관련된 사안이라면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 적용됩니다.
공소시효를 확인합니다.
선거일 후 6개월, 선거일 후의 행위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개월입니다. 기간이 짧은 만큼 대응도 빠르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받은 물건을 버리거나 없던 일로 하는 일입니다. 제공한 쪽의 기록이 남아 있으면 그대로 드러나고, 자수 감면의 기회만 잃습니다.
둘째, 명단이나 장부, 배송 기록을 정리하는 일입니다. 조사에서 가장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셋째, 받은 분들에게 연락해 진술을 맞추려 하는 일입니다. 공소시효가 3년으로 늘어나는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조사에서 관행이었다고 답하는 일입니다. 예외 사유가 되지 않으면서 반복성만 드러냅니다.
다섯째, 자수 시점을 미루는 일입니다.
쟁점별 대응 사항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 유형에서 제공 상대방이 선거구민이나 연고자에 해당하지 않는 점을 확인해 요건을 다툰 사례, 물품 가액의 산정 근거를 검증해 100만원 기준선을 정리한 사례, 제공 경위와 관여 정도를 자료로 소명해 양형의 감경 요소를 확보한 사례, 금품을 받은 분들에 대해 반환과 자수 절차를 진행해 과태료 감면을 받은 사례, 그리고 정치자금법 병합 여부를 초기에 정리해 사건의 범위를 좁힌 사례를 맡아 왔습니다.
명절을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무엇을 해도 되는지를 먼저 확인하시는 편이 가장 저렴한 방법입니다. 이미 조사 통지를 받으셨다면 관련 기록을 그대로 두시고, 무엇을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했는지를 정리해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공소시효가 짧은 사건이므로 시간이 곧 방어의 폭입니다.
FAQ
Q. 선거가 없는 해에도 문제가 되나요?
A. 됩니다. 2004년 개정으로 기부행위 제한기간 규정이 삭제되어 지금은 연중 상시 제한입니다. 선거 시기와 무관하게 적용됩니다.
Q. 명절 선물은 의례적 행위 아닌가요?
A. 아닙니다. 제112조 제2항이 정한 예외에는 친족의 관혼상제 의식이나 경조사에 대한 축의금과 부의금 등이 포함되지만, 선거구민에 대한 명절 선물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Q. 무엇은 해도 되나요?
A. 선거관리위원회는 군부대 방문 위문금품 제공, 자선사업 단체에 대한 의연금품 기부, 의례적인 명절 인사 현수막 게시, 자동동보통신 방식의 명절 인사 문자메시지 발송을 허용되는 예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별 물품에 직명이나 성명을 표시해서는 안 됩니다.
Q. 받은 사람도 처벌되나요?
A. 받은 금액이나 물품 가액의 10배 이상 50배 이하, 상한 3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 가액이 100만원을 넘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Q. 받았는데 지금이라도 돌려주면 되나요?
A. 받은 금품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하고 자수하면 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과태료를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습니다. 버리거나 없던 일로 하지 마시고 이 절차를 먼저 확인하십시오.
Q. 벌금이 나오면 직을 잃나요?
A. 당선인이 해당 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됩니다.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 기부행위로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은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Q. 보좌진이 한 일도 제 책임인가요?
A. 누가 지시하고 누가 실행했는지, 그리고 그 관계가 어떠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과 책임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제115조는 제삼자의 기부행위를 별도로 규율하고 있으므로 관여 정도를 초기에 정리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