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칼럼
응급의료법위반 응급실에서 벌어진 일로 조사를 받게 되셨다면
어떤 경우에 응급의료법 위반이 되나요
이 사건으로 오시는 분들은 대체로 두 부류입니다. 술을 마신 뒤의 일이라 기억이 뚜렷하지 않다고 하시는 분, 그리고 가족이 위중한 상태여서 왜 빨리 봐 주지 않느냐고 항의하다 일이 커진 분입니다.
두 경우 모두 처음에는 비슷하게 말씀하십니다. 소리를 좀 질렀을 뿐이라고요. 그런데 통지서에 적힌 죄명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이고, 이 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형법상 폭행죄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인 것과 비교하면 무게가 다릅니다.
그리고 이 사건에는 반드시 먼저 아셔야 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술에 취해 있었다는 사정이 감경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응급의료법은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이 죄를 범한 경우 형법 제10조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술 때문이었다는 말씀을 방어처럼 하시는데, 이 사건에서는 그 자체가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둘째, 합의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일반 진료실에서 의료인을 폭행하거나 협박한 경우에 적용되는 의료법 제12조 제3항 위반죄는 반의사불벌죄여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응급의료법 위반죄에는 그런 규정이 없습니다. 합의를 해도 사건 자체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흐름도 무거워지는 쪽입니다. 2026년 6월부터 시행된 개정 응급의료법은 의료기관장에게 피해 의료진 보호조치 의무를 부과했고, 후속 시행규칙 개정안에는 가해자의 응급의료기관 출입 제한과 수사기관 고발, 법적 대응 지원이 담겼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도 2026년 5월 응급의료 방해 범죄의 양형기준을 신설하기로 하고 같은 해 8월 전체회의에서 설정안을 심의했습니다.
그렇다고 다툴 것이 전혀 없는 사건은 아닙니다. 이 죄는 요건이 비교적 뚜렷해서, 그 요건을 하나씩 확인하는 것이 변호인의 첫 일이 됩니다.
조문이 정한 요건은 세 겹입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12조는 누구든지 응급의료종사자가 응급환자에 대하여 하는 상담, 현장에서의 구호, 이송, 응급처치 또는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방해하거나, 응급의료를 위한 시설과 기재, 의약품, 그 밖의 기물을 파괴하거나 손상하거나 점거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가 응급의료종사자여야 하고, 그 사람이 응급환자를 상대로 위 행위를 하고 있어야 하며, 그것을 방해한 것이어야 합니다. 세 가지가 모두 맞아떨어져야 이 죄가 됩니다.
결과에 따라 법정형이 크게 달라집니다.
응급의료를 방해하거나 시설과 기물을 파괴, 손상, 점거한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응급의료종사자를 폭행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올라갑니다. 벌금에 하한이 있다는 점을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중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응급실 안에서만 문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구급차 안이나 이송 과정에서 벌어진 일도 포함됩니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을 향한 행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응급실이 아닌 일반 진료실이라면 적용 법률이 달라집니다.
의료법 제12조 제2항은 의료기관의 시설과 기재, 약품 등을 파괴하거나 손상하거나 의료기관을 점거하여 진료를 방해하는 행위를, 같은 조 제3항은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의료인,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또는 환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상해에 이르게 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7천만원 이하의 벌금, 중상해는 3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사망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제12조 제3항의 죄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함께 붙는 죄명도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행위로 형법상 폭행이나 상해, 협박, 재물손괴, 업무방해, 모욕, 퇴거불응이 함께 문제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죄명이 늘어나면 처리 방향도 달라지므로 초기에 전체 그림을 잡아야 합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처벌 조항을 합헌으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응급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한다는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형사처벌이 적합한 수단이며 법정형도 과중하지 않다는 취지였습니다. 조항 자체를 다투는 방향은 실익이 없다는 뜻입니다.
변호사는 무엇을 다투고 무엇을 준비하나요?
먼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부터 봅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실질적인 방어선입니다. 상대가 의사나 간호사, 응급구조사 같은 응급의료종사자였는지, 아니면 원무과 직원이나 보안요원이었는지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집니다. 응급의료종사자가 아니라면 응급의료법이 아니라 형법상 폭행이나 업무방해로 평가됩니다. 죄명이 바뀌면 법정형의 폭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또 하나는 그 순간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의료가 이루어지고 있었는가입니다. 예전에는 수술이 끝난 뒤 대기 공간에서 설명을 듣던 중 벌어진 일이 응급의료법 적용에서 빠져 단순 폭행으로 처리되는 사례가 지적되었고, 그래서 방해금지의 대상에 상담이 포함되도록 정비되었습니다. 그렇더라도 응급환자에 관한 것이어야 한다는 요건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사건 당시 그 공간에서 무엇이 이루어지고 있었는지를 시각 단위로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방해의 정도를 확인합니다.
목소리를 높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처치나 진료가 중단되었는지, 얼마나 지연되었는지, 다른 환자에게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반대로 짧은 시간이었더라도 처치가 실제로 멈췄다면 무겁게 평가됩니다.
영상부터 확인합니다.
응급실은 대부분 촬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의 기억과 영상이 다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술을 드신 상태였다면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진술 방향을 정하기 전에 영상과 기록을 먼저 확인하는 순서를 지킵니다. 유리한 사정이 담겨 있을 수도 있고 반대일 수도 있는데, 어느 쪽이든 확인하지 않고 진술부터 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음주 상태는 사실 확인에만 씁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음주는 감경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어디까지 기억나고 어디부터 기억나지 않는지를 정리해 두는 일은 필요합니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짐작으로 답하시면 그 진술이 그대로 남기 때문입니다.
상해 결과가 있다면 그 부분을 가장 먼저 봅니다.
의료진의 상해 진단서가 제출되면 법정형이 5년 이하에서 10년 이하로 올라가고 벌금에 하한까지 생깁니다. 상해의 부위와 정도, 진단의 근거, 그리고 그 결과가 문제 된 행위로 인한 것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다투어야 할 때는 분명히 다투어야 합니다.
합의는 목적이 아니라 방법입니다.
응급의료법 위반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합의가 공소권을 없애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합의는 양형에서 가장 큰 요소입니다. 다만 접근 방식이 중요합니다. 피해를 입은 의료진 개인과 의료기관은 입장이 다르고, 의료기관은 재발 방지 약정이나 사과의 방식을 조건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순서와 창구를 정하지 않고 움직이면 오히려 상황이 나빠집니다.
재발 방지 자료를 만듭니다.
배경에 음주 문제가 있다면 상담이나 치료를 시작하고 그 기록을 남기는 것이 반성문보다 훨씬 무게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판단하는 쪽이 보려는 것은 결국 다시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인가입니다.
양형기준의 흐름도 확인합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응급의료 방해와 응급의료종사자 폭행, 그리고 소방의 구급활동 방해에 관한 양형기준을 마련하는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최종 의결과 시행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사건 시점에 적용되는 기준을 확인하고 그에 맞추어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사과하겠다며 응급실을 다시 찾아가는 일입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출입 제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고, 그 방문 자체가 새로운 사건이 되기도 합니다.
둘째, 의료진에게 직접 연락하는 일입니다. 합의는 정해진 창구를 통해 진행하셔야 합니다.
셋째, 영상을 지워 달라거나 진단서를 취소해 달라고 요구하는 일입니다. 그 요구 자체가 별개의 문제가 됩니다.
넷째, 술 때문이었다는 말만 반복하는 진술입니다. 감경 사유가 되지 않을뿐더러 반성이 없다는 인상을 남깁니다.
다섯째, 조사에서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추측으로 채우는 일입니다.
쟁점별 대응 사항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 유형에서 상대가 응급의료종사자가 아니었던 점을 확인하여 적용 법률을 바로잡은 사례, 사건 당시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의료가 진행 중이 아니었던 사정을 진료 기록과 영상으로 정리한 사례, 상해 진단의 근거와 인과관계를 다툰 사례, 의료기관과 피해 의료진을 구분해 순서대로 합의를 진행한 사례, 그리고 음주 문제에 대한 치료 기록을 자료로 제출하여 재범 위험이 낮다는 점을 소명한 사례를 맡아 왔습니다.
조사 일정이 잡히셨다면 그 전에 상담을 받으시는 편이 좋습니다. 기억나는 대로만 정리해 오시면 되고, 확인이 필요한 부분은 함께 맞추어 나가면 됩니다. 술 때문이었다는 말로 시작하지 않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FAQ
Q. 술에 취해서 기억이 안 나는데 참작되지 않나요?
A. 응급의료법은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이 죄를 범한 경우 형법 제10조의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음주는 감경 사유가 되지 않으며, 오히려 반복 위험을 보여 주는 사정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Q. 합의하면 처벌받지 않나요?
A. 응급의료법 위반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양형에서는 가장 큰 요소이므로 합의 자체는 중요합니다. 일반 진료실에서의 의료인 폭행·협박은 의료법이 적용되고 이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
Q. 폭행은 안 했고 소리만 질렀습니다.
A. 폭행뿐 아니라 협박, 위계, 위력, 그 밖의 방법으로 응급의료를 방해한 경우도 처벌 대상입니다. 다만 실제로 처치나 진료가 중단되거나 지연되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되므로, 그 부분을 확인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원무과 직원과 다툰 경우에도 같은가요?
A. 응급의료종사자가 아니라면 응급의료법이 아니라 형법상 폭행이나 업무방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직역 확인이 사건의 성격을 가르므로 반드시 짚어야 합니다.
Q. 의료진이 다쳤다고 진단서를 냈습니다.
A. 상해 결과가 인정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법정형이 올라갑니다. 상해의 정도와 진단의 근거, 인과관계를 확인해야 하며, 다툴 부분이 있다면 초기에 정리해야 합니다.
Q. 구급차 안에서 벌어진 일도 해당되나요?
A. 현장에서의 구호와 이송 과정도 대상에 포함됩니다. 구급대원을 상대로 한 행위 역시 같은 범주에서 다루어집니다.
Q. 병원 출입을 막겠다고 합니다.
A. 개정 응급의료법과 후속 시행규칙에 따라 의료기관이 가해자의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사과를 하겠다며 다시 찾아가시면 그 자체가 새로운 문제가 되므로, 접촉은 정해진 창구를 통해 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