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무 칼럼
엔터테인먼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분쟁들
실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발생하는 분쟁들
핵심 사항
최근 1년 사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나온 두 판결이 이 분야 분쟁의 성격을 잘 보여 줍니다. 2026년 8월 28일 민사합의20부는 한 배우가 전 소속사를 상대로 낸 정산금 청구 사건에서 약 8억 3,000만원의 청구 중 약 6억 9,000만원을 인정했습니다. 쟁점은 계약이 끝난 뒤에 발생한 음원과 음반 수익이었습니다. 계약서에는 계약 종료 이후 매출이 발생하는 경우 별도의 합의를 통해 정산한다고 적혀 있었고, 소속사는 별도 합의가 없었으니 정산 의무도 없다고 다투었습니다.
법원은 정산한다는 표현이 확정적 표현이라고 보아 의무를 인정했고,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쪽이 이행한 경우보다 더 많은 이익을 얻는 결과는 신의칙과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배분율은 계약 만료 후 60퍼센트, 그 이후 40퍼센트로 인정되었습니다. 같은 당사자 사이에서 광고 수수료 5억 8,000만원은 이미 1심에서 확정되어 있었습니다.
2025년 10월 민사합의41부는 반대 방향의 판단을 내놨습니다. 기획사가 소속 그룹 멤버들을 상대로 낸 전속계약 유효확인 사건에서, 계약서에 특정인이 반드시 매니지먼트를 맡아야 한다는 조항이 없었다는 점과 기획사가 약 210억원을 투자하고 전담 인력을 배치한 사실을 들어 계약이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특정인의 퇴사만으로 계약의 효력을 무리하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였습니다.
두 판결의 결론은 정반대이지만 판단 방식은 같습니다. 계약서에 무엇이 어떻게 적혀 있는가가 결론을 정했습니다.
이 글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분쟁을 유형별로 정리한 것입니다.
첫째, 전속계약의 효력을 둘러싼 분쟁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유형이고 금액도 가장 큽니다. 아티스트 측은 신뢰관계의 파탄이나 소속사의 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지를 주장하고, 소속사는 계약의 유효를 주장하며 활동금지 가처분을 구합니다.
여기서 실질적인 승부는 본안이 아니라 가처분에서 갈립니다. 본안 판결까지 1년 안팎이 걸리는데, 그 기간에 활동할 수 있는지가 사실상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본 사건도 소 제기부터 판결까지 약 11개월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계약 기준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4년 6월 3일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를 6년 만에 개정해 최초 계약기간이 7년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연장에 서면 합의를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전 소속사의 음원 등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콘텐츠를 재제작해 판매하지 못하는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했습니다.
둘째, 정산금 분쟁입니다.
전속계약 분쟁보다 훨씬 자주 벌어지지만 덜 알려진 유형입니다. 수익 배분 비율은 정해져 있는데 무엇이 매출이고 무엇이 공제 대상 비용인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같은 활동을 놓고 전혀 다른 정산액이 나옵니다.
특히 계약 종료 후에 발생하는 수익의 처리가 문제됩니다. 앞서 본 2026년 판결이 바로 그 사안이었습니다.
셋째, 그룹명과 상표권 분쟁입니다.
그룹명 상표는 통상 소속사 명의로 출원되고 등록됩니다. 그래서 계약이 끝나면 멤버들이 자신들이 써 온 이름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실제로 계약 해지 후 다른 이름으로 활동을 이어 간 사례가 있고, 재결합 공연에서 그룹명을 쓰지 못한 사례도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대법원이 상표등록의 무효를 인정해 이름을 되찾은 예가 있습니다.
넷째, 광고모델 계약과 품위유지 분쟁입니다.
광고모델 계약에는 대체로 품위유지 조항과 위약금 조항이 함께 들어갑니다. 업계에서 위약금은 받은 모델료의 2배에서 3배 정도가 평균으로 알려져 있고, 최근 계약서는 학교폭력이나 음주운전처럼 구체적인 사유를 열거하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법원의 태도는 생각보다 신중합니다. 2023년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계약 체결 전에 있었던 일에 관한 의혹은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과거의 행위에 품위 조항을 적용하면 연예인에게 과거의 일을 밝히도록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였습니다. 다만 신뢰관계의 파괴를 이유로 한 계속적 계약의 해지는 인정하되 위약금과 손해배상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도 광고주가 12억 7,500만원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2억 2,500만원의 반환만 인정한 예가 있습니다.
다섯째, 인격표지의 무단 사용과 인공지능 관련 분쟁입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은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성명과 초상, 음성, 서명 등 그 타인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를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금지청구와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합니다.
여기에 인공지능이 새로운 국면을 만들었습니다. 2026년 9월 보도된 전문가 논의에 따르면 화풍이나 음색 자체는 아이디어로 분류되어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기 어렵고, 그 공백을 부정경쟁방지법의 인적 식별표지 조항과 성과 모방 조항이 보충적으로 메우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5일에는 퍼블리시티권 보호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여섯째, 제작과 투자를 둘러싼 분쟁, 그리고 규제 위반입니다.
공동제작에서의 권리 귀속과 수익 배분, 투자금 회수 조건, 공연이나 촬영이 중단되었을 때의 책임 분담이 여기에 속합니다. 그리고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상 기획업 등록과 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 보호에 관한 규정을 지키지 않아 문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해결 절차
적히지 않은 전제는 힘이 없습니다.
앞서 본 두 판결이 공통으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한 사건에서는 계약서에 특정인이 매니지먼트를 담당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어 신뢰관계 파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다른 사건에서는 계약 종료 후 정산한다는 문구가 있었기 때문에 6억원이 넘는 지급 의무가 인정되었습니다.
계약 당시 양쪽이 당연하게 여겼던 사항일수록 문서에 넣어야 합니다. 당연하니까 굳이 쓰지 않았다는 말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정산은 비율이 아니라 항목과 절차의 문제입니다.
배분 비율만 정해 두고 무엇이 매출이고 무엇이 공제 대상 비용인지, 언제 정산하고 어떤 자료를 제공하는지를 정하지 않으면 분쟁이 생겼을 때 상대가 가진 자료에 의존하게 됩니다.
그래서 계약 단계에서 정산서의 제출 주기와 항목, 자료를 열람하거나 회계 확인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함께 넣습니다. 그리고 계약 종료 후에 발생하는 수익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별도로 정합니다. 이 조항 하나가 나중에 소송의 승패를 가릅니다.
그룹명은 데뷔 전에 정리해야 합니다.
누구 명의로 출원할 것인지, 계약이 끝나면 사용 권한이 어떻게 되는지, 유상으로 이전하거나 사용을 허락할 수 있는지를 미리 정해 두는 것입니다. 활동이 잘된 뒤에 이 문제를 꺼내면 협상이 되지 않습니다.
품위유지 조항은 범위와 시기를 나누어 씁니다.
계약 기간 중의 행위와 그 이전의 행위는 다르게 취급됩니다. 앞서 본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계약 체결 전에 있었던 일은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고, 그럼에도 신뢰관계 파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여지는 남습니다.
그래서 광고주 측이라면 해지 사유와 손해배상 사유를 나누어 규정하고, 모델 측이라면 사회적 물의 같은 포괄적 표현의 범위를 좁히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위약금 액수도 지키려는 이익에 비례해야 하며, 과도하면 다투어집니다.
인격표지 침해에는 자료가 먼저입니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인적 식별표지 조항이 적용되려면 국내에 널리 인식되고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표지여야 하고,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반하는 방법으로 영업을 위해 무단 사용된 것이어야 합니다. 인지도와 상업적 이용의 실태를 자료로 정리하는 작업이 앞서고 그다음이 금지청구입니다.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합성물이라면 저작권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중 어느 경로가 가능한지를 사안별로 판단해야 하고,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이므로 시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분쟁이 시작되면 가처분이 먼저입니다.
전속계약 분쟁에서는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지가 실질적인 결과이므로 효력정지 가처분이나 활동금지 가처분 단계에서 대부분이 정해집니다. 인격표지 침해에서도 본안 판결까지 기다리면 침해가 끝나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금지가처분이 우선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몇 해 전 양식을 그대로 쓰는 일입니다. 표준전속계약서가 2024년에 개정되었습니다.
둘째, 정산 비율만 정하고 자료 확인 절차를 두지 않는 일입니다.
셋째, 그룹명 상표 문제를 활동이 잘된 뒤로 미루는 일입니다.
넷째, 사회적 물의처럼 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표현에 큰 위약금을 연결하는 일입니다.
다섯째, 무단 사용을 발견하고 자료 정리 없이 연락부터 하는 일입니다.
여섯째, 분쟁이 시작된 뒤에 계약서를 다시 쓰려 하는 일입니다.
유형별 점검 사항
아래 표는 실제 자문 사례를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시사점 및 대응
엔터테인먼트 분쟁은 유형이 다양해 보이지만 갈리는 지점은 거의 같습니다. 계약서에 그 사항이 적혀 있었는가, 그리고 그 문언이 어느 쪽으로 읽히는가입니다. 2025년과 2026년의 두 판결이 정반대의 결론에 이른 것도 그 문언의 차이 때문이었습니다.
저희는 이 분야에서 전속계약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아티스트 측과 기획사 측 양쪽 관점에서 검토한 사례, 정산 조항에 항목과 열람 절차를 넣어 이후 분쟁 위험을 줄인 사례, 계약 종료 후의 수익 처리와 콘텐츠 이용 범위를 정리한 사례, 그룹명 상표의 출원 명의와 종료 후 사용 권한을 계약에 명시한 사례, 광고모델 계약의 품위유지 조항과 위약금 규모를 조정한 사례, 그리고 인격표지 무단 사용에 대해 자료를 갖추어 금지청구로 대응한 사례를 수행해 왔습니다.
계약 체결이나 재계약, 신규 사업을 앞두고 계시다면 그 전에 검토를 받으시는 편이 유리합니다. 지금 쓰고 계신 계약서와 이번에 오갈 권리의 목록을 함께 보시면서 어느 조항이 분쟁의 씨앗이 되는지 짚어 드리겠습니다.
FAQ
Q. 가장 자주 벌어지는 분쟁은 무엇인가요?
A. 알려지기로는 전속계약 분쟁이지만, 실제로 더 자주 벌어지는 것은 정산 분쟁입니다. 배분 비율은 정해져 있어도 무엇이 매출이고 무엇이 공제 대상 비용인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같은 활동을 놓고 전혀 다른 금액이 나옵니다.
Q. 계약이 끝난 뒤에 나온 수익도 받을 수 있나요?
A. 계약서에 어떻게 적혀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2026년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계약 종료 이후 매출이 발생하는 경우 정산한다는 문구를 확정적 표현으로 보아 약 6억 9,000만원의 지급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Q. 대표가 바뀌면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나요?
A. 계약서에 그 사람이 매니지먼트를 담당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다면 어렵습니다. 2025년 10월 판결은 특정인의 퇴사만으로 계약의 효력을 무리하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Q. 계약이 끝나면 그룹명을 쓸 수 없나요?
A. 상표가 소속사 명의로 등록되어 있다면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름을 바꿔 활동한 사례가 있고, 대법원이 상표등록의 무효를 인정해 이름을 되찾은 사례도 있습니다. 데뷔 전에 명의와 종료 후 사용 권한을 정해 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Q. 과거 논란으로 광고 계약이 해지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2023년 11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계약 체결 전에 있었던 일에 관한 의혹은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하면서, 신뢰관계 파괴를 이유로 한 해지는 인정하되 위약금과 손해배상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Q. 인공지능으로 목소리나 얼굴을 합성한 경우 대응할 수 있나요?
A. 화풍이나 음색 자체는 아이디어로 분류되어 저작권법의 보호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논의이고, 부정경쟁방지법의 인적 식별표지 조항과 성과 모방 조항이 보충적 수단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별도의 퍼블리시티권 보호 법률안도 2026년 1월 발의되었습니다.
Q. 분쟁이 시작되면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A. 가처분입니다. 전속계약 분쟁은 본안까지 1년 안팎이 걸리므로 그 기간의 활동 가능 여부가 사실상 결과이고, 인격표지 침해도 본안을 기다리면 침해가 끝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