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칼럼
랜덤채팅 미성년자 조건만남, 미수여도 처벌됩니다
어느 단계부터 처벌 범위에 들어가나요?
만나지 않았으니 괜찮다는 생각이 이 사건에서 가장 위험합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2항은 성을 사기 위하여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행위 자체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므로, 만남 전 단계가 미수가 아니라 이미 완성된 별개의 죄입니다.
여기에 2025년 4월 개정되어 10월 23일 시행된 법이 성착취 목적 대화에 미수범 처벌 규정을 두면서, 상대가 실제로는 아동·청소년이 아니라 위장수사관이었던 경우까지 처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지점은 만났는지가 아니라 대화가 어느 단계까지 갔는지, 나이를 알았는지, 그리고 스스로 그만둔 것인지 발각이 두려워 멈춘 것인지입니다. 이 셋의 답은 모두 남아 있는 대화 기록 안에 있습니다.
미수여도 처벌된다는 말의 정확한 의미
형법에서 미수는 범죄의 실행에 착수했지만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를 말하고, 미수를 처벌하려면 각 법률에 처벌 규정이 따로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영역에서 우리 법은 조금 다른 방식을 택했습니다. 미수 규정에만 기대지 않고 앞 단계의 행위 자체를 독립된 범죄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제13조가 그렇습니다. 제1항은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제2항은 성을 사기 위하여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즉 실제로 만나 성을 산 경우와 그 전에 유인하거나 권유한 경우가 각각 별개의 죄로 완성되어 있습니다. 상대가 16세 미만이거나 장애가 있는 아동·청소년이라면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제15조의2도 마찬가지입니다. 19세 이상의 사람이 아동·청소년에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하거나 반복하는 행위, 그리고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행위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이 조문은 2025년 4월 22일 개정으로 두 가지가 달라졌는데, 정보통신망을 통한 대화로 한정되던 제한이 풀렸고 미수범 처벌 규정이 새로 생겼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랜덤채팅 조건만남 사건에서 미수여도 처벌된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하나는 만남이나 성행위에 이르지 않았어도 그 앞 단계가 이미 완성된 범죄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상대가 실제 아동·청소년이 아니었던 경우에도 미수범 처벌 규정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만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랜덤채팅 앱이라는 경로 자체도 오해가 많습니다. 익명으로 이용하니 특정되지 않으리라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는 앱 사업자의 서버 기록과 접속 정보, 기기 정보, 통신사 자료를 통해 특정됩니다. 하나의 사건에서 여러 명이 한꺼번에 입건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수사기관이 위장수사로 대화방에 들어가 기다리는 방식이 늘면서, 성착취 목적 대화로 검거된 인원은 2025년 29명에서 2026년 7월까지 165명으로, 위장수사 건수는 85건에서 361건으로 늘었습니다.
어느 단계부터 처벌 범위에 들어가나요?
첫째, 성적인 대화를 주고받은 단계입니다.
만남이나 대가 이야기가 전혀 없었더라도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하거나 반복했다면 제15조의2가 적용됩니다. 여기서부터 이미 처벌 범위입니다.
둘째, 만나자고 말한 단계입니다.
무엇을 하자는 내용 없이 만나자고만 했다면 그 자체로는 죄가 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앞뒤 대화의 흐름에서 목적이 드러난다면 유인이나 권유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셋째, 대가를 언급한 단계입니다.
금액을 말했거나 용돈이나 물건을 제시했다면 제13조 제2항의 성을 사기 위한 유인이나 권유에 해당합니다. 이 단계에서 이미 별개의 죄가 완성되므로 이후에 마음을 바꾸었더라도 성립 자체는 남습니다.
넷째, 장소와 시간을 정한 단계입니다.
구체성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단계이며, 위장수사에서 검거가 이루어지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여기까지 갔다면 대화가 단발적이었다는 주장은 통하지 않습니다.
다섯째, 약속 장소로 이동한 단계입니다.
만나지 못했더라도 이동 기록과 결제 내역이 목적을 뒷받침합니다. 현장에서 검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섯째,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한 단계입니다.
전혀 다른 층위의 문제가 됩니다. 상대가 아동·청소년이라고 믿고 촬영물을 요구했다면 성착취물 관련 조항이 검토되며, 법정형이 앞의 유형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겁습니다.
일곱째, 도중에 그만둔 경우입니다.
대화를 끊거나 약속을 취소한 형태입니다. 이미 완성된 앞 단계의 죄는 남지만, 미수로 의율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중지미수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여덟째, 상대가 위장수사관이었던 경우입니다.
미수범 처벌 규정에 따라 처벌되며, 누가 먼저 접근하고 먼저 화제를 꺼냈는지에 따라 함정수사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스스로 관계 전에 그만두었다면 달라지나요?
가장 많이 물어보시는 질문입니다. 형법 제26조는 범인이 자의로 실행에 착수한 행위를 중지하거나 그 행위로 인한 결과의 발생을 방지한 때에는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한다고 정합니다. 감경할 수 있다가 아니라 감경하거나 면제한다이므로, 인정되면 효과가 큽니다. 형법 제25조의 장애미수가 형을 감경할 수 있다는 임의적 규정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문제는 자의성입니다. 법원은 스스로의 판단으로 그만둔 경우와 두려움이나 발각에 대한 우려 때문에 멈춘 경우를 구분하고, 후자는 자의성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이 구분은 그만둔 시점과 그 직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로 판단됩니다. 상대가 경찰이 아니냐고 묻자 대화를 끊었다면 자의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아무 계기 없이 스스로 그만두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면 다툴 여지가 생깁니다. 이 역시 대화 기록이 그대로 말해 줍니다.
다만 오해하지 마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중지미수가 인정되더라도 그것은 미수로 의율되는 부분에 대한 것이고, 그 전에 이미 완성된 죄가 있다면 그 부분은 그대로 남습니다. 대가를 제시한 뒤에 그만두었다면 유인이나 권유의 죄는 이미 성립해 있는 것입니다.
준비할 것은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앱에서 어떻게 대화가 시작되었는지, 성적인 화제와 대가와 만남을 누가 먼저 꺼냈는지, 상대가 나이를 어떻게 밝혔고 본인이 확인하려 했는지, 어느 단계까지 갔고 어떤 계기로 멈추었는지, 실제로 이동하거나 금전이 오갔는지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그리고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어떤 조문으로 입건되었는지를 확인합니다. 단계에 따라 법정형이 3년 이하와 1년 이상 10년 이하로 갈리므로, 적용 조문을 정확히 아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습니다. 첫째, 대화나 앱, 계정을 지우지 마십시오. 상대 쪽과 서버에 기록이 남아 있어 복원되고, 삭제 사실만 증거인멸의 염려로 남아 구속 사유가 됩니다. 더구나 본인에게 유리한 흐름과 중단의 경위가 그 대화 안에 있습니다. 랜덤채팅 조건만남 사건에서 다툴 수 있었던 사안이 삭제 때문에 다툴 수 없게 되는 경우를 반복해서 보게 됩니다. 둘째, 상대 아동·청소년이나 보호자에게 연락하지 마십시오. 회유로 평가되어 2차 가해가 됩니다. 셋째, 다른 대화방이나 계정을 정리하지 마십시오. 포렌식에서 드러나고 반복성의 정황이 됩니다. 넷째, 조사 출석을 미루지 마십시오.
여기서 솔직하게 말씀드릴 부분이 있습니다. 상대가 아동·청소년임을 알면서 대가를 제시하고 만남을 정한 사안이라면, 방어의 목표는 사실을 뒤집는 것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 방향의 대응은 성공하지 못할 뿐 아니라 반성 없음으로 평가되어 결과를 더 나쁘게 만듭니다. 이때 변호인이 하는 일은 적용 조문과 진행 단계를 정확히 확정하고, 중지 경위가 있다면 이를 소명하며, 치료와 상담 같은 재범 방지 조치를 준비하고, 신상정보 공개와 고지 명령이나 취업제한처럼 형과 별개로 선고되는 처분에 대해 면제나 감축을 구하는 것입니다.
사안별로 갈리는 지점
아래 표는 실제 사건을 각색하여 정리한 것이며, 동일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이 유형에서 가장 흔한 실패는 만나지 않았으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고 준비 없이 조사에 나가거나, 겁이 나서 대화부터 지우는 것입니다. 앞 단계의 행위 자체가 이미 완성된 죄이므로 만나지 않았다는 사정은 출발점이 되지 못하고, 서버와 상대 쪽에 기록이 남아 있으므로 삭제로 얻을 것은 없습니다. 반대로 기록을 그대로 둔 채 단계와 나이 인식, 중단 경위를 정리해 간 사건은 적용 조문이 낮은 쪽으로 정리되거나 처분이 가벼워지기도 했습니다.
저희는 형사 분야에서 대화 단계에 그친 사안의 적용 조문을 정리한 사례, 대가 언급 이후의 중단 경위를 소명한 사례, 프로필과 대화 원문으로 나이 인식을 다툰 사례, 위장수사 사건에서 접근 경위와 수사의 적법성을 확인한 사례, 그리고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사안에서 재범 방지 조치를 준비해 부수 처분의 부담을 줄인 사례를 수행해 왔습니다. 형사 사건을 오래 다루어 온 변호사들이 상담부터 조사 동석까지 함께합니다.
경찰의 연락을 받으셨다면 무엇보다 휴대전화와 앱, 계정에 아무것도 하지 마시고 출석 요구 서류와 남아 있는 대화 화면을 그대로 가지고 오시기 바랍니다. 랜덤채팅 조건만남 사건은 어느 단계까지 갔는지에 따라 법정형이 3년 이하와 1년 이상 10년 이하로 갈리므로, 적용 조문을 먼저 확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FAQ
Q. 만나지 않았는데도 처벌되나요?
A. 됩니다. 성을 사기 위하여 아동·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행위 자체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되는 별개의 죄입니다. 만남은 이 죄의 성립 요건이 아닙니다.
Q. 상대가 실제로는 성인이거나 경찰이었습니다.
A. 2025년 4월 개정되어 10월 23일 시행된 법이 성착취 목적 대화에 미수범 처벌 규정을 두었으므로, 아동·청소년이라고 믿고 그런 대화를 했다면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이 인식 자체를 다툴 여지는 남아 있고, 그 판단은 당시의 대화 원문으로 이루어집니다.
Q. 도중에 제가 먼저 그만두었습니다.
A. 형법 제26조는 자의로 중지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합니다. 다만 두려움이나 발각의 우려로 멈춘 경우에는 자의성이 인정되지 않고, 그만두기 전에 이미 완성된 죄가 있다면 그 부분은 그대로 남습니다.
Q. 익명 앱이라 특정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A. 앱 사업자의 서버 기록과 접속 정보, 기기 정보, 통신사 자료로 특정됩니다. 한 사건에서 여러 명이 한꺼번에 입건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Q. 대화를 지우면 안 되나요?
A. 지우지 마십시오. 서버와 상대 쪽에 기록이 남아 복원되고, 삭제 사실만 증거인멸의 염려로 남아 구속 사유가 됩니다. 중단 경위나 상대가 먼저 화제를 꺼낸 흐름처럼 본인에게 유리한 내용도 그 대화 안에 있습니다.
Q. 법정형이 얼마나 달라지나요?
A. 대화나 유인, 권유 단계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실제로 대가를 주고 성을 산 경우라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상대가 16세 미만이면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Q. 벌금으로 끝나도 기록이 남나요?
A.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고,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라면 법원이 공개와 고지 명령이나 취업제한 명령을 함께 선고할 수 있으며 이수명령도 부과됩니다. 형량보다 이 부수 처분이 이후의 삶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